앨범 이미지
드림걸스 (Dreamgirls)
V.A(Various Artists)
2006

by 김진성

2007.02.01

♪화려한 출연진들의 면면을 거들떠보자.
[주연]
비욘세 놀즈(Beyonce Knowles): 슈프림스의 다이애나 로스를 모델로 한 디나 존스(Deena Jones)역
제이미 폭스(Jamie Foxx): 쇼 비즈니스계에서 성공을 꿈꾸는 야심찬 매니저 커티스 테일러 주니어(Curtis Taylor, Jr)역
[조연]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 노래가 인생의 전부인 폭발적 가창력의 소유자 에피 화이트(Effie White)역
에디 머피(Eddie Murphy): 어린나이에 데뷔해 가수가 된 당대의 슈퍼스타 제임스 썬더 얼리(James "Thunder" Early)역
케이스 로빈슨(Keith Robinson): 드림스의 작곡을 전담한 히트곡 제조기 C.C. 화이트 역
애니카 노니 로즈(Anika Noni Rose): 여성트리오 드림스의 막내 로렐 로빈슨 역

< B'Day >(2006)를 발표하며 '비욘세의 날'을 만끽하고 있는 동세대 최고의 흑인 여성디바 비욘세(Beyonce Knowles)를 비롯해 영화 <레이>(Ray, 2004)로 오스카남우주연상을 거머쥐고 솔로앨범 < Unpredictable >(2006)까지 발매한 제이미 폭스(Jamie Foxx), <비버리 힐스 캅>(Beverly Hills Cop, 1984)시리즈로 1980년대 코믹액션스타로 급부상하고 'Party all the time'(빌보드싱글차트 2위)와 'Put your mouth on me'를 포함 몇몇 히트싱글을 내며 그래미까지 수상한 만능엔터테이너 에디 머피(Eddie Murphy)가 출연해 이목을 포박하는 열연을 펼친다. 하지만 영화 <드림걸스>를 통해 확실히 재발견된 배우 겸 가수는 바로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이다. 2007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에도 동일부문 후보에 오른 그는 놀랍게도 최근 미국유행프로로 전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출신. 경쟁자들 중 단연 돋보이는 가창력을 들려주고도 아쉽게 세 번째 시즌에서 7위로 탈락해야했던 그의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결과가 마침내 이 영화를 통해 결실을 본 것이다. 3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되고 다져진 보컬과 연기력으로 말미암아 에피 화이트(Effie White)로 다시 태어난 그를 뮤지컬 쇼 무대 위에서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영화 안에서 들려오는 내러티브적 음악에 대하여
뮤지컬을 영화화한 만큼 영화 속에서 나오는 모든 노래는 곧 이 영화의 내러티브다. 이야기 속 인물들 간의 관계와 거기에서 빚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그 안에서 생기는 감정들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배우들의 가창으로 표현되어 나온다. 더욱이 이 영화가 실존가수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의 스토리에 따라 불려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노래는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악스타일일지라도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1960~70년대 미국 팝음악의 유행을 선도했던 모타운 소울 그룹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영화가 신세대의 흥미를 끌 수 있느냐는 거다. 영화의 롤 모델인 슈프림스(The Supremes)는 굴지의 흑인음악 전문음반사 '모타운의 상표'가 된 보컬그룹으로 'Baby love'를 비롯해 1964년부터 1969년까지 무려 12곡의 넘버원을 쏟아내며 가공할 슈퍼스타덤을 과시한 여성트리오.




지금엔 올드 팝그룹정도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쉬렐스(The Shirelles), 로네츠(The Ronettes), 크리스탈스(The Chrystals), 샹그릴라스(The Shangri-Las), 챈텔스(The Chantels)와 함께 걸 그룹(Girl Group)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들은 외모적 패션과 가창력 모두에서 선망의 대상이었기에 영상에 보이는 외적 화려함 물론이요 음악적으로는 더 완벽해야한다. 특히 출연배우들의 노래가 화제성을 넘어 관객들의 귀를 장악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슈프림스의 음악으로 갔으면 더 좋았을 법한데 결과는 괜찮다. 핵심 주, 조연 모두 한 노래하는 가수겸 배우들이기 때문. 가창은 기본, 안무와 연기까지 삼박자가 척척 맞아 들어간다. 비욘세의 호소력 넘치는 가창력이 가슴깊이 와 닿는 파워풀 발라드 '들어봐'(Listen)와 'One night only' 디스코버전을 위시해 혼 심을 다한 열창에서 전율이 느껴지는 제니퍼 허드슨의 '당신에게 말하는데 난 아무데도 안가'(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난 변하고 있어요'(I am changing), '단 하룻밤 밖에'(One night only), 데뷔 타이틀 송 '드림걸스'(Dreamgirls)는 백미. 소울대부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과 로큰롤 배우 리틀 리처드(Little Richard)를 뒤섞어 놓은 포스를 발하는 에디 머피와 제이미 폭스의 감정실린 R&B 노래들도 인상적이다.

이 곡들은 오늘날의 흑인유행음악이 그 원류인 블루스부터 리듬이 실린 리듬앤블루스, 그루브 감이 넘치는 펑크(funk), 재즈, 가스펠, 로큰롤, 디스코, 백인적인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계승 발전되어 온 것임을 재인식시켜준다. 사운드트랙으로 실린 곡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할 정도의 놀라운 흡수력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음악이 주인공인 영화에서는 또한 페이올라(Payola) 스캔들을 비롯해 당대 레코드 비즈니스에서 공공연히 행해진 인종차별적 불공정 관행과 불법거래, 대중성의 과잉추종에 따른 표절문제 그리고 그에 희생양이 되어 약물로 생을 마감하는 뮤지션, 마틴 루터 킹의 연설 음반발매, 비틀스(The Beatles), 잭슨스(The Jacksons) 등 시대의 정서를 관통한 음악에 얽힌 여러 가지 역사적 배경들이 중요하게 펼쳐져 이해를 돕는다.

어제와 오늘의 드림스 멤버 4명이 모여 타이틀 송 '드림걸스'를 부르는 감동의 고별무대로 장막을 닫는 뮤지컬영화의 사운드트랙앨범에는 빠져있지만 노래의 간주로 쓰인 스테판 트레스크(Stephen Trask)의 스코어도 전반적 분위기를 매끄럽게 연결시켜줘 자연스럽다. 노랫말 안에 영화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음악인데다 곡 순서도 영화의 전개를 따라 배치되어 있어 음반자체만으로도 독립성이 확보된다. 정통에 근거해 선명하게 들려오는 멜로디와 신나는 리듬, 뛰어난 가창력이 귀에 착 감기는 음악의 향연에 복속되다보면 어느새 뮤지컬무대 앞에 앉아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은막의 대형스크린에 재현돼 아카데미의 주목을 받기까지의 사연
흑인여성트리오 슈프림스(The Supremes)는 1960~1970년대를 풍미하며 여성스타파워를 과시한 보컬그룹이다. 특히 그룹의 축이 된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는 대중적인 미모와 가창력으로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그러한 다이애나 로스와 슈프림스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뮤지컬 <드림걸스>는 1981년12월20일 브로드웨이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1,522회의 장대한 공연을 펼치며 6개의 토니상을 비롯한 관련 시상식을 휩쓸다시피 했다. 대중적인 음악과 감동적인 드라마가 기막히게 합치된 화제의 뮤지컬 <드림걸스>에 수많은 영화제작자들이 눈독을 들인 건 당연지사.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로린 힐(Lauryn Hill), 켈리 프라이스(Kelly Price)등 당대의 여성 디바들이 그 간 물망에 올랐으나 휘발성 소문에 그쳤고 그러던 2002년 동류의 재즈뮤지컬영화 <시카고>(Chicago)가 일반관객과 비평가들의 연이은 호평에 힘입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Best Picture)까지 수상하며 흥행과 영예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시카고>가 동류의 음악영화 <드림걸스>의 탄생에 호재로 작용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각본가로서 <시카고>의 흥행신화를 쓴 빌 콘돈(Bill Condon)에게 감독까지 맡기면서 승부수를 띄운 영화는 소수의 스크린에 제한적으로 상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열광적인 관객과 평단의 입소문을 타고 산불처럼 번져나갔다. 뮤지컬의 감흥이 스크린을 통해 더 멋지게 재현된 뮤직드라마 <드림걸스>는 상영관을 확대 개봉해 흥행에 성공함과 동시에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뮤지컬코미디부문 작품상을 포함한 3관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곧 있을 79번째 2006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가장 촉망받는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최다부문후보에 지명되는 영예를 한껏 누리고 있다. 'Love do i do', 'Listen', 'Patience' 세 곡이 음악상 노래(주제가)부분 후보에 나란히 올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록곡-
1. Move
2. Fake your way to the top
3. Cadillac car
4. Steppin' to the bad side
5. Love you I do
6. I want you baby
7. Family
8. Dreamgirls
9. It's all over
10.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11. When I first saw you
12. Patience
13. I am changing
14. I meant you no harm/Jimmy's rap
15. One night only
16. One night only(Disco)
17. Listen
18. Hard to say goodbye
19. Dreamgirls(Finale)
20. When I first say you(Duet)
김진성(saintopia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