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무스키에티 감독의 < 플래시 >는 2013년 < 맨 오브 스틸 >로 시작된 DC 시리즈의 13번째 영화이자 2023년에 개봉 예정인 4편의 DC 작품 중 두 번째 작품, 연거푸 고배를 마신 < 샤잠 > 시리즈의 속편 < 샤잠: 신들의 분노 >와 < 블루 비틀 >, < 아쿠아맨과 잃어버린 왕국 >과 같은 후속작이 개봉 대기 중인 가운데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았다.
기대 이하의 흥행저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내용 면에서나 기술적으로나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마블 유니버스(MCU)를 포함해 최근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의 주요 소재인 ‘멀티버스/다중우주/평행우주’를 다뤘다는 점에서 최신 유행의 흐름에 편승했지만, 퇴행적 복고주의를 지향해 기성세대에게 향수를 불러내게 한 전략적 선택이 특히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은퇴한 극장판 배트맨 마이클 키튼을 위시해 다중 우주에 혼재하는 다양한 시대의 DC 캐릭터들이 등장해 세대 간 교량 역할을 하고, 지난 추억을 되살린다. 영화 말미, 조드를 물리칠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배리가 시공간의 구조를 찢기 시작하면서 모든 다른 우주를 충돌의 길로 끌어들이는 멋진 장면이 펼쳐지고,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배리는 CGI 딥 페이킹의 도움으로 1950년대 조지 리브스 버전의 슈퍼맨, 1960년대 아담 웨스트 버전의 배트맨, 1970년대 크리스토퍼 리브 버전의 슈퍼맨, 1980년대 헬렌 슬레이터 버전의 슈퍼걸, 심지어 최종 무산된 니콜라스 케이지 버전 슈퍼맨과도 만나고, 신과 존 피터스의 의도대로 거대 거미와 싸우기도 한다. 이 순간은 고전 만화책에 대한 멋진 오마주이자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광속으로 질주하는 슈퍼 히어로이자 저스티스 리그 멤버인 배리 앨런의 플래시는 자기 능력을 이용해 빛의 속도를 깨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힘을 이용해 돌아가신 어머니 노라(마리벨 베르두)가 살해당하고 아버지 헨리(론 리빙스턴)가 억울하게 수감되는 것을 막기로 결심한다. 배트맨/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배리는 시간 여행을 시도, 부모님이 생존해 있고 초능력 없는 또 다른 배리가 있는 '대체 타임라인'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대체 타임라인 속 배리에게 초능력을 부여해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던 배리는 실수로 자신의 힘을 잃고, 자신을 도와줄 평행우주의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배리는 여기서 자신이 아는 배트맨이 아니라 30년 후인 1989년 영화 속 배트맨(마이클 키튼)과 만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우주에는 슈퍼맨이 부재하고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은 우연히도 크립톤에서 지구를 테라포밍하려는 의도로 도착했으며, < 맨 오브 스틸 >의 사건과는 달리 그를 막을 방도가 없다는 사실.
시공 초월, 플래시의 활약상을 지원할 악보 음악은 벤자민 월피쉬가 작곡했다. < 그것 1, 2 >의 공동 작업자인 무스키에티를 위해 < 플래시 >를 선택한 월피쉬는 클래식 슈퍼히어로 사운드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았을 뿐 아니라, < 배트맨 >의 원형 음악 작곡가 대니 엘프먼을 비롯해 < 맨 오브 스틸 >과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의 한스 짐머, 그리고 < 슈퍼맨 >의 존 윌리엄스를 아울러 영화 음악 거장들의 고전음악 품격과 다양한 현대 음악 양식을 모두 추구하고자 했다.
배리가 자신의 타임라인에 있는 전반부에는 짐머의 음악 세계가 주로 등장하지만,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과 함께 대체 타임라인에 있는 후반부에는 고풍스러운 대니 엘프만 음형으로 전환한다. 대미에서 키튼의 배트맨이 < 맨 오브 스틸 >의 조드 장군과 맞붙을 때 두 스타일은 충돌한다. 월피쉬는 비장하면서도 강렬하고 활기찬 액션 스타일 음악으로 서로 다른 두 음악 양식을 교차 혼합했다.
< 저스티스 리그 >의 플래시 테마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보이는 6화음의 주제곡은 오프닝 큐인 'Are you actively eating that candy bar?'의 주요 핵심을 형성하며, 금관 악이 주도하고 빠르고 광적인 현악으로 채운 곡은 전반적으로 불안한 운동 에너지와 움직임의 느낌을 준다. 눈에 띄는 전자 음악 질료는 1999년 영화 < 매트릭스 >에서 돈 데이비스가 쓴 작법을 준용했으며, 배리의 캐릭터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배리의 테마에는 플래시가 초고속으로 질주할 때마다 현악기와 금관악기에 대위법적으로 목관악기를 환상적으로 사용해 더욱 풍성하고 화려하게 움직이는 장면을 보강하게 했다.
영화의 주요 액션 연속화면 중 하나인 배트 바이크를 타고 고담 시내를 질주하는 배트맨의 모습과 함께 묵직한 타악기 리듬과 광란의 오케스트라 질감이 돋보이는 대담하고 강렬한 주제곡 ‘Sounds about tight, Bruce’가 애플렉의 배트맨을 위한 새로운 테마로 등장한다. 예상대로 한스 짐머의 음악 질료가 사용되었으며, 월피쉬는 크리스천 베일의 배트맨과 벤 애플렉의 배트맨의 음향 세계에서 놀면서도 새로운 멜로디의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그의 공로다. ‘Collapsing east wing, ’Baby shower’, 그리고 화려한 ‘Run’ 등 이어지는 액션 시퀀스의 대부분은 플래시 테마와 새로운 배트맨 테마의 일부분, 심지어 웅장한 합창까지 더했다. 특히 ‘Run’의 피아노 모티브는 정말 뛰어나다. 사실 일부 음악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필두로 존 윌리엄스의 작법을 다소 연상하게 한다.
월피쉬는 한편 'Nora', 'Not this time, kid', 'Can of tomatoes', 'Please work’와 같이 현악기와 하프, 때로는 여성 보컬을 위한 더 부드럽고 성찰적인 곡과 배리와 가족, 특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는 'I love you first'와 같은 후반부를 통해 쉴 틈을 준다. 테마라기보다는 변화하는 화음과 전체적인 분위기 음악에 가깝지만, 매우 미묘하며 배리의 이야기에 설득력 있는 비애감을 더한다. ‘See you soon’에서 감정적으로 한층 더 고조되는 악절은 매우 강력하고 극적이며, 후반부는 존 윌리엄스와 대니 엘프먼의 작법에 따른 악상을 떠올리게 한다.
월피쉬는 배리가 대체 타임라인을 통해 이동하는 연속 장면을 위해 배리의 테마를 피치카토 주법 현악, 삐걱대는 전자음, 나풀거리는 목관 악, 돈 데이비스의 “매트릭스” 타입 브라스와 같은 소리 혼합으로 변주했으며, 특히 'Phasing'과 ‘Escape from the Lab'과 같은 지시 곡(cue)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이 모든 것은 그러나 지구를 파괴하고 크립톤과 같은 환경으로 바꾸려는 조드 장군의 예기치 않은 등장으로 인해 무례하게 중단된다. 여기에서 거칠고 심하게 왜곡된 전자음과 위협적이고 음울한 곡조의 관현악 협주는 < 맨 오브 스틸 >에서 짐머가 쓴 조드 음악을 모방 재창조한 것으로 보이며, ’I Gave You a Warning’의 후반부에서 현저히 나타난다.
외계 세력의 지구침공에 따른 실존적 위협에 직면한 두 배리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맹인 배트맨을 찾기 위해 웨인의 저택으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서 벤 애플렉이 아닌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과 마주하게 된다. 1989년과 1992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이 존재하는 시공간적 무대에 월피쉬는 'What Is This Place'를 통해 대니 엘프먼의 다소 불길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고딕 양식의 원조 테마 화음을 암시적으로 투영함으로써 배리가 처한 상황을 명징하게 표현한다. 그 암시는 이어지는 ‘Spaghetti’에서 더욱 강해지고, 결국 ‘Into the Batcave’에서 테마의 A-악구가 뚜렷이 나타난다. 월피쉬는 곧이어 키튼이 ‘I Am Batman’이라는 불후의 명대사를 할 때 유명한 배트맨 행진곡인 B 악구를 가동해 배트맨의 정체성을 더욱 강조한다.
월피쉬는 명민하게도 엘프먼 테마의 본질적 장점을 가져와 자신이 만든 플래시 테마의 스타일과 오케스트레이션, 현대적인 액션 스타일 음악과 혼합해냈고, 일례로 ‘Batdoneon’에서 스타카토 브라스 모티프로 엘프먼의 배트맨 테마를 변주해냄으로써 화려한 액션에 따로 또 같은 느낌을 배가시켰다. 놀랍도록 대담한 이 재창조는 분명 친숙하지만 활기차고 매우 신선하다. 시베리아에서 슈퍼걸을 구해 탈출하는 장면을 비롯해 이후의 여러 액션 장면을 멋지게 보강한다.
헨리 카빌의 칼-엘을 대신해 지구에 온 카라, 즉 슈퍼걸을 위해 월피쉬는 새 테마를 썼다. 슈퍼걸 테마는 ‘Now we try not to die’의 마지막 부분에서 처음 들리며, 이후 그녀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반주한다. 온화한 현악과 목관 악, 그리고 부드러운 보컬과 금관악기 대위법이 돋보이는 테마는 영웅적인 주제를 표출하지만, 지구인들에게 고통당한 크립톤 인의 내면에 담긴 분노와 폭력의 복잡한 감정이 내재한다.
슈퍼걸 테마는 'Want Some Help'를 통해 계속 이어지며, 'What Could Go Wrong'과 'Let’s Get Electrocuted'에서 플래시 테마의 서사적 버전과 결합한 후, 웅장하고 감동적인 'I’ve Got You'에서 절정에 이르며, 배리를 안고 구름 속으로 데려가 그의 힘을 되찾게 카라가 도와주는 동안 월피쉬의 음악이 연속해서 장면을 뒤따른다.
영화의 피날레는 배리-플래시, 배트맨, 슈퍼걸과 함께 조드 장군과 크립톤 군대에 맞서 세계의 운명이 걸린 사막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를 전개한다. 월피쉬는 배리의 테마, 톡톡 튀는 일렉트로니카가 돋보이는 플래시/스피드 변주곡, 슈퍼걸 테마, 엘프만의 배트맨 테마 등 모든 주요 테마를 조드의 테마 및 크립톤의 거친 질감과 대조하여 그의 작곡 솜씨를 잘 보여주는 일련의 멋진 액션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특히 ‘Let's Get Nuts’, ‘Cyclonic Diversion’, 짜릿하고 비극적인 ‘I'm Not Going Alone’, 웅대한 금관 악의 ‘We Can Fix This’ 등 월피쉬는 할리우드의 현대적 스코어링 기법을 활용하여 작곡의 정교함과 극적인 음악적 스토리텔링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루하게 반복하는 화음과 두근거리는 드럼 비트 일색인 전형적 틀을 벗어나, 서로 다른 테마가 상호 충돌하면서 갈등을 묘사하고, 풍부하고 복잡한 오케스트라 작곡과 현대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해낼 수 있으며, 이 모든 요소를 현대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구현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플래시는 갈등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초고속을 이용해 시간 여행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사물을 바꾸고 새로운 다중 우주를 만들다가, 결국 시공간의 구조를 찢고 서로 다른 우주가 충돌하게 만든다. 배리가 다른 여러 슈퍼맨, 다른 배트맨, 다른 슈퍼걸을 만나는 장면에서 월피쉬는 ‘The Dark Flash’와 멋진 ‘Worlds Collide’로 구성된 적절한 묵시록적 악곡을 통해 이 장면을 강조한다. 후자의 경우 월피쉬는 크리스토퍼 리브 버전의 등장에 맞춰 존 윌리엄스의 1978년 슈퍼맨 테마를 감정적으로 참조하여 프로젝트에 또 다른 감정적 깊이와 향수를 추가했다. 자막에는 없지만 월피쉬가 제리 골드스미스(Jerry Goldsmith)의 슈퍼걸, 닐 헤프티(Neal Hefti)의 배트맨, 또는 조지 리브스 주연 1951년 < 슈퍼맨과 두더지 인간 >에 대한 대럴 칼케르(Darrell Calker)와 월터 그린(Walter Greene)의 스코어까지, 과거의 모든 음악적 영향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
‘You’re my hero‘, ’Into the singularity‘, ’Call me’의 엔딩은 약간 낮은 키로, 배리가 결국 ‘어머니의 죽음과 그 죽음과 자신의 관계를 화해하는 감정적 맥락에 더 집중하지만, 두 번째 큐가 끝날 때 팡파르가 화려하게 울리며 마무리되고, ’Worlds Collide’의 흥분되고 기념비적인 장엄함으로 돌아와 마무리된다.
특히 갤 가돗 캐릭터의 카메오 출연을 알리는 원더우먼의 'War cry' 모티브가 폭발하는 장면과 배트맨이 배트윙에서 나와 지구를 향해 하늘로 뛰어오르는 순간을 강조하는 엘프먼의 배트맨 테마의 웅장한 연주, 1989년 영화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배트윙의 실루엣이 뒤로 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면, 배리가 자신의 타임라인으로 돌아간 후 '자신의' 배트맨/브루스 웨인과 다시 만나는 마지막 장면의 음악도 간과할 수 없다. 벤 애플렉 대신 1997년의 < 배트맨과 로빈 >에 나오는 조지 클루니가 등장하는 이 장면에서 월피쉬는 엘리엇 골든썰의 특징적인 금관 악 반주를 적용했다.
한스 짐머의 '원더우먼 1984' 음악을 제외하면, 2013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 음악 중 최고의 작품이다. 배리와 슈퍼걸에 대한 주제적 아이디어, 상징적인 캐릭터의 귀환을 위한 엘프만의 배트맨 테마를 지능적으로 보강한 것, 배리와 그의 어머니와 관련된 감정적 순간, 액션의 창의성과 에너지 등 모든 것이 조화롭다. 다리오 마리아넬리의 지휘자이자 오케스트레이터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2000년대 초반에 주목받기 시작한 이래로 데뷔작인 2005년의 < 디어 웬디 >, 2008년의 < 이스케이프 리스트 >, 2013년의 < 2월의 여름 >, < 건강을 위한 치료법 >, < 멀리 >, 두 편의 < 그것 >, < 샤잠 > 등 탁월하고 다양한 음악을 통해 그의 재능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 작곡가 벤자민 월피쉬, <플래시>는 그를 오늘날 영화 음악에서 가장 흥미로운 목소리 중 한 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해 준 수작으로 기억할 것이다.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노래와 장면-
1. '플래시'의 첫 번째 사운드트랙인 시카고의 ‘If you leave me now(당신이 지금 날 떠나신다면)’는 느린 속도로 전개되는 주변 사람들의 동작과 샌드위치 주문을 위해 자주 가는 카페에 현지 서버가 없어 고민하는 주인공 배리 앨런의 일상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곡으로, 영화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다.
2. 배리가 알프레드와 브루스 웨인의 도움을 받기 위해 동네 카페에서 장난을 멈춰야 할 때, 흘러나오는 더 컬트(The Cult)의 'Bad Fun(나쁜 재미)'은 영화의 매력적인 오프닝 곡으로 이어진다.
3. 벤자민 월피쉬(Benjamin Wallfisch)의 ‘Sounds about right, bruce’ - 월피쉬는 애플렉의 배트맨을 위한 새로운 테마를 작곡하여 기존 관객과 신규 관객 모두에게 캐릭터를 잘 소개하고,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다른 버전의 배트맨과 효과적으로 차별화하는 역할을 한다.
4. 한스 짐머(Hans Zimmer)의 ‘원더우먼 테마(Wonder Woman theme)’ - 원더우먼의 영화 테마는 플래시의 오프닝 액션 시퀀스 마지막,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고담시에 퍼뜨리려는 악당 팔코니 가문과 배트맨을 구해내는 장면에 등장해 그녀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5. 나탈리 페르난데스(Natalie Fernandez)의 '페드로 나바하(Pedro navaja)' - ‘페드로 나바하’는 배리와 어머니의 유대감, 어머니의 부재에 느끼는 상실감을 표현하는 테마로, 경쾌한 톤과 살인 사건에 대한 가사가 서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관객들은 배리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이 곡을 접하게 되는데, 이 장면은 앨런 가족의 부엌에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6. 벤자민 월피쉬(Benjamin Wallfisch)의 'Run(뛰어)'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Run'은 배리 앨런이 아버지와의 전화 통화로 인해 아버지가 투옥되고 어머니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슬픔과 죄책감을 떠올리게 된 후 처음으로 자기 능력으로 시간 여행할 때 흘러나오는 곡. 911에 신고하라는 아빠의 부탁을 받고 뛰어가는 어린 배리의 장면은 배리가 부모를 위해 곁에 있지 않고 현장에서 도망쳤다고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동시에 플래시의 힘이 달리기와 연관되어 있음을 자연스럽게 암시하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7. 나탈리아 라포케이드(Natalia LaFourcade)의 ‘Piensa en mi(나를 생각해주세요.)’ - 배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본 배리의 집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대체 우주의 시공간에서 원래 자신보다 훨씬 더 어린 배리의 부모를 만나 유대감을 형성할 때,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8. 이탈리아 오페라 합창단(Compagnia d’Opera Italiana), 린다 캄파넬라 & 안토넬로 고타(Linda Campanella & Antonello Gotta)의 '이 푸리타니(I puritani)' - 빈첸초 벨리니(Vincenzo Bellini)의 1835년 오페라, 이 클래식 곡은 원래 배리 앨런에게 초능력을 부여한 사건을 재현하기 위해 벼락 맞은 과거의 배리 앨런과 미래에서 온 배리 앨런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
9. 슈퍼그래스(Supergrass)의 'Alright(괜찮아)' - 이 노래는 어린 배리 앨런이 자신의 새로운 힘을 시험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혼란스러운 사건들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장면에 사용되었다.
10. 시카고(Chicago)의 ‘25 Or 6 to 4’(25시 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 - 영화 속 두 번째 브루스 웨인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시카고 노래로, 웨인 저택에 침입한 두 배리가 평범한 집 침입자가 아니라 자신의 도움을 받으러 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맞서 싸우는 장면을 배후에서 지원한다.
11. 벤자민 월피쉬의 'I am Batman' - 1989년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의 < 배트맨 >을 위해 대니 엘프먼의(Danny Elfman)이 쓴 상징적인 주제곡 ‘I am Batman’은 키튼의 배트맨이 전설적인 명대사를 준비할 때 암시적으로 영상을 반주한다. 엘프먼의 원조 테마를 기반으로 조엘 슈마허 감독의 < 배트맨 >시리즈에 쓴 엘리엇 골든썰의 테마가 파편처럼 깔려있다.
12. 래콘터스(The Raconteurs)의 ‘Salute your solution(당신의 해결책에 경배를)’ - “슈퍼걸”이 조드 장군을 막으려는 동안 두 배리와 크립톤 인들이 맞닥뜨리는 전투 장면에 어울리는 강렬한 비트를 선사한다.
13. 벤자민 월피쉬의 ‘Worlds collide(세계가 충돌할 때)’ - 벤자민 월피쉬는 영화에서 벌어지는 타임라인 장난으로 인해 여러 세계가 말 그대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플래시의 극적인 클라이맥스의 배경음악을 작곡했으며, 유쾌한 카메오 출연진들이 등장한다.
14. 스페인 싱어송라이터 로살리아(Rosalía)의 ‘Si tú supieras compañero’ - 배리가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만나고, 어머니의 장바구니에서 토마토 통조림을 훔쳐서 결국 어머니의 운명을 결정짓는 장면에 등장한다.
15. 오케이 고(OK Go)의 'This too shall pass(이 또한 지나가리라)' - 영화 마지막과 종영인물자막과 함께 흘러나오며 플래시를 마무리하는 OK Go의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