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Mighty Fresh
마이티 마우스
2011

by 황선업

2011.02.01

아직도 이들의 윤곽은 흐릿하기만 하다. 구색은 잘 맞춘듯하지만 러닝타임 전체에 걸쳐 있는 일관성 없는 어수선함, 피쳐링에 의존하는 장악력 부재, 순간적인 화제에만 초점이 맞추어 진 프로듀싱 등의 문제점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과연 누구를 타깃으로 했으며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에 대한 파악이 힘들다. 두 사람만으로는 겨우 그려놓은 밑그림에 채색을 하기조차 벅찬 형국이다.

팝 사운드에 치중한 전작을 극복하고자 정체성을 부각시키려 고심한 흔적은 분명 느껴진다. 그 결과물들의 완성도가 고르지 못해 오히려 전체적인 완성도가 반감된다는 것이 문제다. 흥을 돋우지 못하는 빈약한 비트,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수 없는 그들의 플로우는 저만큼 앞서간 자신들의 생각을 겨우 뒤따라갈 뿐이다.

무엇보다 가사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잦은 고유명사의 인용, '뒤통수에 구멍 난다', 등의 세련되지 못한 워딩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물론 그런 직설적인 면이 그들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래퍼의 명찰을 단 이상 재기발랄함에 대한 동의를 얻을 만큼은 해주었어야 했다. 랩/힙합이라는 도장을 찍기에는 부족한 스킬이다.

그렇다고 희생된 음악성을 대중성으로 환원시켰다고 볼 수도 없다. 전작에 실렸던 '에너지'나 'All 4 U'에 비춰보면 오히려 그 기세가 미약해진 느낌이다. 앞서 언급한 '에너지'의 인기요인은 아무래도 선예의 보컬보다 노래 자체에서 파생된 흡입력 쪽에 무게가 실렸다. 그 일격필살의 요소였던 상승무드의 비트가 전체적으로 가벼워져 댄스곡이 가지는 매력을 상당부분 앗아갔다. 그나마 '톡톡(toktok)'이 재미있는 훅과 리듬으로 타이틀로서의 체면치레를 해주지만 후속곡의 자리를 차지할 보좌관은 전무하다. 타협점을 잘 찾아낸 'Sexy star'는 앨범 최고의 곡이라고 치켜 세워줄 만 하지만 프로모션용으로는 부족하고, 인순이가 참여한 '웃어'는 요즘 트렌드와는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아쉬운 것이 '사랑이란'의 쓰임새다. 여기서 이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멜로디에 적합한 감성을 지닌 가수 대신 김희선을 기용한 모습은 분명 성배에 든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가수 본연의 마인드가 가십거리를 원하는 욕심에 훼손된 모습이다. 음정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안쓰러운 그녀의 보컬이 상승효과를 주지 못했기에 무대에 세울 수 있도록 좀 더 실력 있는 보컬리스트를 기용해 재수록 하는 것이 더 좋았을 듯싶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엠씨 몽이 되고 싶은 것인지, 엠 플로(M-flo)가 되고 싶은 것인지, 다이나믹 듀오가 되고 싶은 것인지 정도는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지금까지 봤을 때 '우린 다른 누구도 아닌 마이티 마우스에요' 라는 말은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레퍼런스를 통해 지향점을 확실히 잡고 1집에서 목격했던 파퓰러함과 래퍼로서의 잠재력을 작품으로써 풀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다. 피치 못하게 얽매여 있는 것이라면 좀 더 자신들을 믿고 하고 싶은 것을 해봄도 좋지 않을까 싶다. 똑같이 넘어지더라도 분명 더 굳건히 일어설 수 있을 테니까.

- 수록곡 -
1. Mighty Fresh
2. 매니져 (feat. 유성은)
3. 톡톡(toktok) (feat. Soya) [추천]
4. 난장판 (feat. 전혜원) [추천]
5. Internet Gangster
6. Skit_1
7. Sexy star [추천]
8. I don't
9. 상추와 쇼리
10. 웃어 (feat. 인순이)
11. Real man
12. 사랑이란 (feat. 김희선)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