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섹시 전략’이 먹히는 뮤지션은 마돈나와 카일리 미노그 이외에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유방암을 이겨내고 발표한 < X >(2007)는 그가 롱런할 수 있는 가수로 자리 잡게 했다. 이후에도 < Aphrodite >(2010)과 < The Abbey Road Sessions >(2012)는 평단의 든든한 지원도 받았으니, 현재 차지한 음악가로서의 입지도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2월 발매 예정인 새 앨범 < Kiss Me Once >는 자칫 ‘섹스 스캔들’에 묻힐 위기에 처했다. 첫 싱글 ‘Into the blue’의 공개와 맞물려, 외신 매체들은 연이어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 영상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는 강도가 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진위를 떠나 ‘Into the blue'는 담대한 감각이 돋보인다. 두터운 전자음과 시원한 후렴구, 관능적인 카일리의 음색은 훌륭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이는 현재 대다수 여성 뮤지션처럼 ‘클럽행렬’의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카일리 미노그는 데뷔 이래 댄스와 일렉트로니카라는 두 큰 축을 이번에도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