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이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가장 부담을 가진 이는 누가 모래도 곡을 쓴 김도훈일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제작자나 대중 모두 2탄을 기다리는 게 당연한 상황이 됐고, 그 총대를 매야 하는 것은 작곡가이기 때문이다.
무려 7개월이나 걸린 ‘썸’ 2탄은 그 기나긴 시간에 보답하듯 상당한 완성도로 공개됐다. 정기고가 설계한 남성 보컬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바통 터치할 대상도 적절하고(어반 자카파의 권순일과 박용인), 3명의 화음에 매우 신경 쓴 노력도 돋보인다. 덕분에 ‘썸’ 보다 훨씬 더 감미롭게 들린다.
물론 전작의 성과를 재건하기는 어렵다. 제목부터 억지스럽게 짜 맞춘 듯한 느낌이고, 딱히 가사에서 유행을 만들만한 아이디어는 없으니까. 그래도 이 정도라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작곡가가 한숨 돌리기에 충분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