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고 싶은 요소를 많이 남긴 탓에 곡의 정체성이 흐릿해졌다. 첫 솔로 앨범 타이틀이었던 ‘기우는 밤’에 비해 ‘까만 밤’은 자신의 매력을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풀어낸 곡이다. 대중이 알고 있는 소유의 스타일과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으나 탱고 느낌 자체는 가수와 무난하게 어울린다.

다만 퍼포먼스를 중점에 둔 거라면 차라리 장르를 분명히 하는 게 좋았을 것이다. 재즈, 탱고, 힙합 등이 모두 소화되지 못하고 어지럽게 맴돈다. 트렌디한 멜로디를 만드는 그루비룸이 참여했지만 아무리 매력적인 음악이라 해도 삼키기 어려웠다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하나의 음반을 준비할 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욕심을 낼 수는 있으나 소유의 보컬은 ‘과함’보다 ‘허전함’과 만날 때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