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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추는 춤
언니네 이발관
2015

by 김반야

2015.12.01

나이를 먹으면서 깨닫는 것은 '춤'이 언제나 유쾌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흥겨워서 절로 덩실거리는 춤이 있는 반면 현실을 도피하는 버둥거림도 존재한다. '혼자 추는 춤'은 "이렇게 춤을 추면서 거울을 보며 혼자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다른 나를 꿈꾸며" 추는 몸부림이자 발버둥이다. 하지만 이 격한 댄싱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조적이거나 차갑지 않다. 오히려 안쓰럽고 '너도 그렇지?' 라는 다독거림도 들린다.


'언니네 이발관'이 8여년 만에 내놓은 곡이다. 작사작곡과 보컬을 맡고 있는 이석원은 "5집처럼 힘들게 앨범을 만들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우리가, 그보다도 길고 험난한 과정을 겪게 될 줄은 몰랐다." 라고 소회를 밝혔다. 본인들의 성에 차지 않아 퇴고에 퇴고를 거듭한 '갈고 다듬은' 노래다. 멜로디 흡인력도 좋고 가사도 잘 다가온다. 기타 리프는 촘촘하게 리듬을 그리며 독특한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정말 막춤이라도 추고 싶은 황홀한 춤곡이다.


그들의 작품은 냉소적이고 까칠해보이지만, 어느 무엇보다 '사람'과 '마음'에 충실하다. 오랜만에 찾아도 편하고, 무뚝뚝하지만 세심하다. 이래서 다시 찾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떤 찬사, 어떤 수식어가 필요하랴. 참으로 반갑다. 드디어 '언니네 이발관'이 다시 오픈했다.

김반야(10_b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