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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
블랙홀
1998

by 지운

2001.10.01

역작인 <Made In Korea>의 대성공에 비해 상대적인 위축을 보였던 지난 앨범 <City Life Story>의 부진을 딛고 강력한 메탈 사운드로 복귀한 앨범이다.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가능한한 거세하고, 될수록 생생한 사운드를 위해 이펙터 사용을 자제하고 거의 모든 녹음을 원 테이크로 가져갔다. 덕분에 보컬은 묻히는 감이 없지 않지만 연주는 더 밀도있게 들리고 질주하는 기타의 스트레이트함 속에서 합체된 밴드의 속력은 쾌속정으로 귓속을 후벼파고 들어오는 것 같다.

쇼킹 블루(Shocking Blue)의 곡인 'Venus'의 리메이크는 아쉽지만 딥 퍼플(Deep Purple)의'Highway star'는 세월이 가져다 준 역량으로 통과하고 있으며 한계와 편견으로 얼룩진 세상에 블랙홀의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는 '내가 사는 방식'과 '편견에 대해'는 열정적인 기타 속에서 분노를 삭히고 있다. 하지만 AC/DC의 'Back in black'을 연상시키는 '내일은 오늘이 만든다'의 인트로, '널 위한 이별'의 스케일과 '사랑은 모든 걸 넘어'의 가사가 주는 컨벤션 등은 앨범의 품위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메시지는 기타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리메이크할 곡의 선택에서 우를 범한 작품.
지운(jiun@iz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