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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페리(Katy Perry)
제드(Zedd)
2019

by 정효범

2019.02.01

의외의 조합이다. ‘Stay’에서 벗어난 제드는 자신의 음악 색깔보다 타인의 개성을 고려하는 팝 프로듀서로 핸들을 꺾고 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초침 소리가 아니었다면 제드라는 이름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을 정도. 파워풀한 보컬을 내려놓은 케이티 페리 역시 과도기에 서 있다. 변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만났으나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는 어려운 듯했다.


그런 곡의 인상을 바꾼 건 뮤직비디오였다. 1975의 ‘Sincerity is scary’, 다프트 펑크의 ‘Instant crush’를 비롯해 특색 있는 뮤직비디오들을 감독한 워렌 푸(Warren Fu)의 지휘는 마치 한 편의 SF영화를 압축한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로봇과 인간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애절한 기다림을 다룬 가사와 겹쳐지는 순간 알게 됐다. 두 사람이 노린 것은 ‘듣는 음악’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효범(wjdgyqj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