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송에서 랩이 잘 들리지 않는 것만큼 치명적인 게 있을까. 우원재의 개성 강한 낮은 톤과 특유의 발음법이 유독 흐리멍덩하다. 그레이의 캐치한 비트, 관악 루프에 상당수의 절이 묻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 비단 딜리버리에 관한 얘기만은 아니다. 랩의 밀고 당기기, 단어 배열에서 오는 리듬감 등 래핑 자체의 듣는 재미도 크지 않다. ‘호불호’를 주제로 한 자기 고백적 가사는 의미 깊지만, 말맛이 없다. 오히려 귀에 들어오는 건 “우원재가 부탁하면 다 좋아”라며 엉뚱한 소리를 하는 기리보이의 랩이니 주객이 한참 전도됐다. 이 곡의 어떤 요소에서도 어울림은 찾기 어렵다.
호불호 (Feat. 기리보이)
우원재
Feat.
기리보이
2019
정민재(minjaej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