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어른, 두 개의 깃발 사이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불안함과 종잡을 수 없는 청개구리 심리. 그룹은 이 뒤죽박죽한 감정을 잠시 외면한다. 가슴을 억누르는 일상에서 뛰쳐나가 또 다른 세상으로 전진하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모험들은 마치 마법과 같다. 첫 정규 앨범 < 꿈의 장: MAGIC >은 성장통을 막 알아차린 이후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전작보다 콘셉트의 스케일을 넓히면서 더 깊어진 내면세계를 다룬다.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의 장난기 가득한 아이 대신 교실을 박차고 나온 반항아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는 제목부터 기대감을 올린다. < 해리포터 >의 아이콘을 차용하여 한 편의 판타지를 그려내고 빠르게 달리는 하우스 리듬, 반짝거리는 신시사이저는 이들의 질주 본능을 닮았다. 각인시키는 멜로디부터 극적 여운까지, 좋은 타이틀 곡이다.
‘Poppin’ star’나 ‘Angel or devil’처럼 특색이 부족한 트랙이 존재하나, 대부분의 수록곡은 타이틀에 묻어가려는 안일함이 없다. 보수적인 가치에 저항하는 정신의 펑크(punk)를 담은 ‘New rules’는 ‘펑크이고 싶어’를 외치며 앨범의 주제를 정의한다. ‘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토로를 게임에 대입한 것이 참신하다. 상투성을 벗어 던진 것은 신인에게 큰 가산점이다.
개인보다 단체의 응집력에 집중하다 보니 귀를 사로잡는 보컬이 부재하다는 게 아쉽다. 그러나 빅히트의 주 무기인 서사와 타이틀의 높은 완성도가 이를 상쇄한다. ‘청춘의 혼란한 정서’라는 흔한 주제를 그룹의 고유한 성질로 가져와 뼈대 삼고 여기에 슬로우 잼, 뉴 잭 스윙, 트로피컬 하우스 등 다채로운 장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가 살이 된다. 커버의 사춘기 소년처럼 모나고 삐뚤거리는 형체가 빛나는 별로 보이기 시작한다.
-수록곡-
1. New rules [추천]
2.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추천]
3. 간지러워
4. Poppin’ star
5. 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 [추천]
6. Magic island
7. 20cm
8. Angel or dev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