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생 아리 스타프랜스 레프(Ari Staprans Leff), 라우브(Lauv)는 스트리밍과 유튜브 시대의 젊은 팝스타다. 2015년 데뷔 싱글 ‘The other’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인기를 얻으며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 100’ 차트에 올랐고, 이 성공을 발판으로 팝 신에서 싱어송라이터와 작곡가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다. 라우브와 그의 세대에게 인터넷은 인간관계의 기본이자 창작의 발판이며, 동시에 고독하고 건조한 장소이기도 하다.
< ~how i’m feeling~ >은 디지털 문화, 인터넷 세계와 함께 성장한 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내 모든 친구들을 약과 인터넷으로 바꿨어”라 노래하는 첫 트랙 ‘Drugs & the internet’의 선언부터가 그렇다. 앨범 커버 속 형형색색의 라우브들은 절망적이고도 사랑에 빠져 있으며, 나약하면서도 화끈하다가, 긍정적임에도 나약하다. 수미상관을 이루는 ‘Modern loneliness’의 노랫말이 특히 핵심이다. “혼자인 적은 없지만 우린 언제나 우울해 / 내 친구들을 정말 사랑하지만 전화도 문자도 하지 않아.".
이 정서의 가장 핵심에는 국내에서 거의 ‘준 가요급’으로 사랑받는 ‘Paris in the rain’에서 선보인 우울과 고독이 자리하고 있다. 마림바를 연상케 하는 맑은 신시사이저 소리와 함께 출발하지만 이별 후 공허한 마음을 욕설과 함께 숨기지 않는 ‘Fuck, I’m lonely’, 사랑 노래에 지친 소년의 마음을 감각적인 기타 리프 위 트로이 시반과 함께 노래한 ‘i’m so tired…’가 대표적이다. Z세대의 공허감을 숨기지 않고 표현한다는 점에서 라우브는 숀 멘데스, 트로이 시반 등의 신진 남성 솔로 가수들과 구분된다.
방탄소년단의 지민, 정국과 함께한 ‘Who’와 팝 밴드 레이니(LANY)와의 협업 ‘Mean it’ 역시 감각적인 기타 톤 아래 짝사랑의 고독을 담았다. 잔잔한 건반 연주로 출발해 2000년대 더 스크립트(The Script)가 연상되는 밴드 연주를 전개하는 ‘Lonely Eyes’와 피아노 한 대로 꾸려낸 ‘Julia’의 울림이 절절하다.
다행히 라우브는 한 가지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다. 14살 때부터 곡을 쓰고 밴드 활동을 한 데다 재즈를 익히며 현실 세계의 기술에도 충실했던 덕이다. 알앤비와 재즈, 힙합, 기타 팝과 보이 밴드 음악 등 다채로운 재료 위 앨범 수록곡들은 3분 이내의 정갈하고 듣기 쉬운 팝으로 구성되어있다. 장르 혼합과 너른 범용성에서도 라우브는 현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승리를 거둔다.
제목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담은 심플한 기타 팝 ‘Sweatpants’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경쾌한 비트로 문신에 담긴 의미를 노래하는 ‘Tattoos together’의 라우브의 모습이 발랄하다. 통통 튀는 신스팝 ‘Invisible things’와 ‘Sims’, 스마트폰을 통해 장거리 사랑을 나누는 ‘For now’와 트위터 밈(Meme)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Canada’ 등이 밝은 톤 위에서 재치 있는 가사를 전개한다.
여타 신인 뮤지션처럼 라우브 역시 첫 정규작 < ~how i’m feeling~ >에서 본인의 경험과 감정, 정체성을 풀어놓으며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하고자 한다. 동시에 이 개인적인 고백은 견고한 음악 기본기와 꾸밈없는 표현으로 인터넷 세대를 대표하는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젊음이 어색한 기성도, 그 젊음의 한가운데를 살아나가는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2020년대 팝’의 설명서 같은 앨범.
-수록곡-
1. Drugs & the internet [추천]
2. Fuck, I'm lonely (Feat. Anne-Marie) [추천]
3. Lonely eyes
4. Sims
5. Believed
6. Billy
7. Feelings [추천]
8. Canada (Feat. Alessia Cara) [추천]
9. For now
10. Mean it (With LANY)
11. Tell my mama
12. Sweatpants [추천]
13. Who (Feat. BTS)
14. I'm so tired... (With Troye Sivan) [추천]
15. El tejano (Feat. Sofia Reyes)
16. Tattoos together
17. Changes
18. Sad forever [추천]
19. Invisible things
20. Julia
21. Modern loneliness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