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성찰의 시간이다. ‘I like me better’, ‘I’m so tired…’를 비롯한 연이은 히트는 싱어송라이터 라우브를 한없이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 속도에 겁먹은 청년은 부푼 가슴속 공기를 비워내고 나아가 고요한 호수 밑으로 침잠하길 택한다.
기포를 뽀글거리는 듯한 기타 속주와 함께 덤덤한 고백을 내뱉는다. 화자는 디지털 시대의 대변자가 아닌 ‘돈 많은 26살’. 이른 성공을 맛본 팝스타들의 흔한 소포모어 화법이지만 1인칭과 3인칭을 오가며 객관적인 시각을 부여하려 힘쓴다. 이해를 바라는 노력과 달리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는 상황 설명마저 부족한 탓에 전작들보다 공감의 깊이가 얕다. 특유의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차기작의 기대치를 유지하긴 하나 다시 한번 세대를 아우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