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매한 'Duet'과 'Crash'가 각각 가을과 여름이었다면 신곡은 한산한 새벽 겨울의 하얀색으로 이미지를 채운다. 최소한의 연주가 불러일으킨 고독의 정서와 도약하는 후렴구는 밴드의 초기 형태를 띤다. 김종완의 오버하지 않는 감정 자극이 추억의 통로가 되어 어느새 자신만의 세계로 발을 들이도록 하는 아날로그의 현현과 같다.
미니멀한 백그라운드 사운드와 오롯이 존재하는 보컬이 자연스레 가사로 시선을 머물게 할 때 유일한 흠이 발생한다. 넬 특유의 번뜩이는 재치가 부재하는 노랫말이 '무난함'이라는 단어를 계속 떠오르게 한다는 것. 새 프로젝트를 선보이기 이전 기대감을 형성하는 역할로 적절하나, 곡 자체가 갖는 매력도는 평균치를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