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 감성’과 ‘트렌디한 비트’로 사랑받는 그루비룸이 만났다. 서정적인 선율에 얹은 그루비룸 특유의 비트가 도입부를 장식한 이후에는 두 팀이 비슷한 비율로 절정을 향해 간다. 후반부에서는 보컬 김종완의 음색을 감싸는 코러스와 일렉트릭 기타 솔로가 풍성함을 더한다. 시작과 끝에서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고 그 외에는 함께 곡을 이끌어가는 구성을 갖췄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이들이기에 자칫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워지는 건 싫은, 복잡 미묘한 양가감정의 경계에서 노래는 너울너울 은은한 고저를 형성하며 막을 내린다. 서로 다른 색깔, 그것도 강렬한 두 색이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작품을 완성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낯선 기운을 여운으로 남긴 의미 있는 콜라보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