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타이틀곡들 ‘Loco’, ‘마.피.아. In the morning’, ‘Not shy’에 이어 < Checkmate >의 'Sneakers' 역시 두드러진 베이스의 힘으로 앨범의 기준을 잡는다. 이를 중심으로 절제된 리듬의 타격음과 무겁지 않은 멜로디 라인이 뒷받침한다. 그룹이 갖고 있던 음악적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있지 스타일의 탄탄한 반주에 비해 선율과 보컬이 겉돈다. 사운드는 있지만, 음악은 없다.
약 10개월 만의 복귀지만 개성 굳히기에 여념이다. 영어 버전을 빼면 6개 중 5번째 곡인 ‘365’까지 그 흐름을 밀어붙인다. 통일감이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강한 저음의 킥과 베이스 탓에 보컬의 색채가 무뎌진다. 이는 뇌리에 꽂힐만한 후렴의 부재와 함께 대중 친밀도를 떨어뜨린다. ‘Sneakers’와 ‘What I want’ 정도가 이에 반한 중독성을 발휘하나, 그 임계점을 넘지는 못한다.
의문과 실망이 교차하는 지점도 여럿 있다. 특이한 소리로 음을 길게 끌며 노래하는 기교로 이질감을 만드는 ‘Free fall’과 ‘Racer’, 영화 < 위대한 쇼맨 >의 하이라이트 결말이 생각나는 당황스러운 감동 엔딩 ‘Domino’가 그러하다. 레이싱 콘셉트를 잘 살린 DJ 샬롯 드 비테의 EP < Formula >가 떠오르는 ‘Racer’에서는 차 소리 같은 효과음의 응용이 미미해 아쉬움을 남긴다.
작년 정규 1집 < Crazy In Love >가 빌보드 앨범 차트 11위에 오른 것에 이어 < Checkmate > 역시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빌보드에서의 앨범 순위가 상승세에 올라탄 것과는 다르게 음악적 결과는 안타깝다. 싱글 차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이를 간접적으로 대변한다. K팝계를 평정할 ‘체크메이트’는 아니더라도 졸작으로 빠질 ‘멍군’은 아니다. 데뷔 4년 차, 더 확실한 한 방이 필요하다.
-수록곡-
1. Sneakers [추천]
2. Racer
3. What I want [추천]
4. Free fall
5. 365
6. Domino
7. Sneakers (English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