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음악의 시작과 함께 기타 리프를 전신에 세워 개성과 리듬을 각인시킨 뒤 곧이어 주인공인 보컬이 등장하면 제 역할을 다한 기타는 줄을 튕기는 질감만을 남긴 채 베이스 속으로 스며든다. 평범한 힙합곡이라 느낀 순간 내실을 다지는 것은 역시 단단한 보컬과 쉬운 멜로디 라인. 조금은 비어있는 느낌의 사운드가 가창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곳곳에서 보이는 힙합 유물들도 듣는 재미를 더한다. 미국 동·서부 힙합을 표현하는 ‘east side’, ‘west side’와 빈지노의 ‘Profile’에 나오는 ‘check my profile’이 가사에 나오고, 후렴 전 ‘Runnin’ Runnin’ Runnin’ Runnin’’ 파트부터는 블랙 아이드 피스의 ‘Let’s get it started’가 떠오른다. 곡 후반에는 힙 하우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여성 보컬의 샤우팅까지 사용했다. 의도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힙합 팬이라면 그냥 듣고 지나칠 수 없는 요소들이다.
첫 미니 앨범 < Kiss Of Life >로 각 멤버의 독창곡을 선보였던 키스 오브 라이프가 힙합 재료들을 한데 모은 것처럼 제대로 뭉쳤다. 랩, 노래, 음향, 반주, 어느 하나 겉도는 부분 없이 부드럽다. 화려하진 않지만 사운드는 여유롭고, 인상적이진 않지만 선율은 편하다. ‘Bad news’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키스 오브 라이프, 그리고 음악계에는 더 없이 ‘좋은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