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인물 중 가장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비틀즈의 드러머 링고 스타가 ‘2월의 하늘’을 말한다. 레코드 스토어 데이에 발맞추어 발매한 음반 < Crooked Boy >에 수록된 신곡, ‘February sky’는 그의 무해한 인간미를 또다시 증명하지만 그 개성과 약간 다르게 장엄하다. 기타는 직선적이고 터프하며 그에 맞추어 가사가 논하는 희망적인 미래 역시 엄숙하고 무겁다.
이러한 웅장함도 매끄럽다. 지난번 ‘Coming undone’ 합작에 이어 앨범 전체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 이름을 올린 린다 페리의 존재감이 주효했다. 그의 백 보컬이 안정적으로 뒤를 받히는 와중에 링고 스타의 목소리가 담백하게 어우러지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늘 그렇듯 심신을 안정시키는 그의 드럼과 더없이 편안한 보컬이 공동체성을 부여한 것이다. 때때로 속세를 방문하는 친근한 전설의 재등장에 어울리는 무게감이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멤버들과 콧대 높은 시대의 음악가까지 한데 모을 만큼 인품과 음악성의 융합을 지향하는 링고의 음악답다. 그가 어떤 인물인가. 해맑은 웃음의 힘을 아는 듯 본인의 울타리 속에서는 누구든 가릴 것 없이 화합의 장을 만들어내는 이가 아닌가. 1964년 처음 미국에서 2월의 하늘을 마주한 것처럼, 적막만 가득한 이 시대에도 그는 여전히 사랑과 평화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