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붐이 온다”란 말이 생길 정도로 관심도가 높아졌다. 실리카겔과 웨이브 투 어스, 나상현씨밴드는 각자의 방법론으로 밴드 음악의 마력을 파급하고 있다. 엔트로피를 주제로 한 7번째 < The Books Of Us: Negentropy Chaos Swallowed Up In Love >를 비롯해 꾸준하고 탄탄한 디스코그래피를 꾸려온 데이식스도 한국 밴드 뮤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더 붐타운 래츠 출신 북아일랜드 로커 밥 겔도프의 주도 아래 영연방 스타 뮤지션들이 집결했던 밴드에이드(Band Aid)를 상기한다. 공통점은 음악을 통한 치유. 데이식스의 9번째 EP < Band Aid > 속 다채롭고도 옹골진 여덟 트랙이 건네는 치료 요법에 밴의 제1 명제 소통과 교감이 재차 굳건하다.
곧바로 “데이식스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한 ‘녹아내려요’는 준수한 선율과 연주로 대중적 록 음악의 미덕을 내포했으며 “너의 그 미소가 다시 버텨 낼 수 있게 해 줘요”란 구절로 본작의 테라피 테마를 요약했다. 몬스터 호명의 강한 어조로 외려 상처를 드러내고 연대를 소망하는 ‘괴물’은 영국과 일본 모던록의 자유로운 배합과 영화적인 구성으로 초반부 화력에 일조했다. 강력한 기타 리프 아래 인도 현악기 시타르가 흐른 ‘그녀가 웃었다’도 소구력을 확보했다.
영국 하드록 밴드 아르젠트(Argent)의 ‘God gave us rock and roll’과 숭고함과 반대의 상큼발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와줘요 rock and roll’과 슈퍼그룹 긱스 출신 베테랑 드러머 이상민을 존경한다는 도운의 드러밍이 휘몰아치는 ‘I’m fine’ 등 6개월 전 발매된 'Happy' 수록의 전작 < Fourever >보단 덜할 뿐 순도와 선명도가 상당하다.
영케이를 중심으로 성진과 원필 도운까지 멤버 전원이 곡 만들기에 참여한다. 대형 소속사와 케이팝 팬덤에도 데이식스의 밴드 정체성이 명확한 이유며 < The Day >부터 지켜낸 덕목이기도 하다. 다만 JYP 전속 작곡가 홍지상의 편곡 일임은 생악기의 융화로 놀라운 순간을 목도하는 밴드 뮤직의 본질과 크리에이팅 프로세스를 질문하게 한다.
압도적 인기와 존재감의 이식스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송골매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팝록의 구세주로 자리잡고 있으며 한걸음 한걸음 선배들의 아우라를 좆고 있다. < Fourever >와 더불어 상징적인 2024년 데뷔 10년차를 화려하게 장식한 < Band Aid >는 지속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대기만성 밴드의 프라임타임을 입증했다.
-수록곡-
1. 괴물 [추천]
2. 녹아내려요 [추천]
3. 그녀가 웃었다
4. 망겜
5. 도와줘요 rock&roll
6. Counter [추천]
7. I’m fine
8. 아직 거기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