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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s can kill
아이브(IVE)
2026

by 유성아

2026.10.27

태생의 문법은 지워지지 않는다. 힙합을 앞세운 ‘Baddie’와 ‘Xoxz’, 극적인 구성의 ‘Blackhole’로 음악적 외연을 넓혀 온 이들이 K팝의 교과서적 공식으로 돌아왔다. 이지리스닝의 유행이 저무는 흐름 속에서 과거의 요소를 독특한 시각 콘셉트로 차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브릿지의 부활처럼 곡 구조 자체를 회귀시킨 것이다. 데뷔 때부터 쌓아 온 결과물을 떠올리면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작법을 정면으로 꺼냈다.


'존재만으로 상대를 압도한다'는 관용구를 그대로 가져온 곡의 주제처럼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려하다 못해 요란하다. 신시사이저 비트와 복고풍의 멜로디, 후렴구를 채우는 반복적인 의성어와 끊어 치는 EDM 효과가 뒤섞인 사운드는 과유불급의 피로감을 잉태했다. 익숙한 공식 위에 한 겹씩 더 얹은 치장은 B급인 척하는 S급을 노렸으나 의도한 촌스러움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한 발 떨어져 비틀어 보는 여유와 위트가 필요하다. 유연함을 상실한 채 쏟아지는 연출을 몰아붙여 대중을 압도하려는 치명적인 기세를 뿜어내지만 과잉된 수법에 갇혀 본연의 매력마저 앗아가는 치명상을 입었다.

유성아(yooseonga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