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Waiting For The Sun
도어즈(The Doors)
1968

by 한유선

2000.07.01

짐 모리슨의 커다란 사진에 나머지 멤버들의 모습이 작게 등장했던 데뷔 앨범과 달리 멤버 전원이 일렬로 서서 들판(?)에 서 있는 모습의 앨범 <Waiting For The Sun>에는 'Waiting for the sun'이 실려있지 않다.

이전까지의 앨범을 통해 익숙해진 레이 만자렉의 베이스나 멜로딕한 올겐 인트로도 없이 시작하는, 감정의 고조 없이 (전작들에 비해) 평범한 목소리로 불러대는 첫 곡 'Hello I love you'에서부터 예감되듯 이 앨범에는 전작들에 비해 짐 모리슨의 보컬이 가지는 강력한 파워가 많이 거세되어 있다. 그러나 대신 다른 멤버들의 보다 다양해진 연주와 그의 나직하고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사이키델릭으로의 경도가 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베트남 전쟁으로 야기된 슬픔과 분노에 찼던 당시의 모습을 잘 나타낸 듯한 곡 'Unknown soldier'는 불과 3분 22초라는 짧은 시간 속에 나직하게 뇌까리는 짐 모리슨의 보컬, 잠깐의 경쾌한 연주, 행군 소리, 정적 속에서 들리는 한 발의 총소리, 고요함 속에서 다시 그를 애도하는 나직한 짐 모리슨의 보컬에서 절규로 이어지는 구성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형상화 시킨다. 마치 시를 읽는 것과도 같이.

해군 제독인 그의 아버지와 –그는 늘 자신의 가족은 없다고, 아버지는 죽었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대조를 이루는 짐 모리슨의 전쟁에 대한 슬픔과 인간에 대한 연민이 드러난 곡이기도 하다.

-수록곡-
1. Hello, I Love You - 2:22
2. Love Street (Doors) - 3:06
3. Not to Touch the Earth (Doors) - 3:54
4. Summer's Almost Gone (Doors) - 3:20
5. Wintertime Love (Doors) - 1:52
6. The Unknown Soldier (Doors) - 3:10
7. Spanish Caravan (Doors) - 2:58
8. My Wild Love (Doors) - 2:50
9. We Could Be So Good Together (Doors) - 2:20
10. Yes, the River Knows (Doors) - 2:35
11. Five to One (Doors) - 4:22
한유선(hanys@iz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