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최강자 드림 씨어터의 2005년도 신보 음반. 홍보 문구의 'Images And Words 시절로의 회귀'라는 말이 말해주듯, 그들의 최고 명반에 근접한 음악 세계를 다시 한번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치를 들뜨게 하고 있다. 너바나 이후, 모던 록이 왠지 모르게 '쿨'한 성향으로 대접 받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다시 한번 헤비 뮤직의 생명수를 내려달라는 메탈 마니아들의 요청이 아마도 그들로 하여금 과거로의 복귀라는 용단을 내리게 한 동인일 것이다.
그러나 음반이 과거로의 회귀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와 유사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집착과 미련은 사랑에서도, 인생에서도, 그리고 음악에서도 오직 후퇴만을 불러올 뿐이라는 사실을 이번 새 음반은 잘 말해주고 있다. 음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인 'These Walls'와 24분의 심포닉 대곡 'Octavarium'을 제외하곤 그다지 번뜩이는 지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 Falling Into Infinity >의 부진을 < Scenes From A Memory >로 완벽히 해소하고, < Six Degrees of Inner Turbulence >의 산만함을 < Train Of Thought >의 강력함으로 일거에 만회했던 드림 씨어터였다. 따라서 이번 음반에서 들려준 약간의 레벨 다운이 그들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으로까지 확대 해석될 순 없을 것이다. 그저 간절한 기다림 끝에 돌아온 청취적 보상이 불꽃같았던 예상과는 달리 미지근할 뿐인 것이다.
괜찮은 음반이지만 메탈 팬들이 그들에게 걸었던 희망의 수위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그 무엇이다. 게다가 < Images And Words >만 족히 1000번은 들었을 어떤 골수 마니아에게라면 그 안타까움은 얼마나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겠는가. 감성과 이성이 서로에게 악수를 청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캐치한 멜로디와 비등점을 찍는 탁월한 연주력이 교차하는 그 길목에서 그들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수록곡-
1. The Root Of All Evil
2. The Answer Lies Within
3. These Walls
4. I Walk Beside You
5. Panic Attack
6. Never Enough
7. Sacrificed Sons
8. Octavar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