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A Crow Left Of The Murder...
인큐버스(Incubus)
2004

by 이지연

2004.02.01

캘리포니아 출신의 하이브리드 록 밴드 인큐버스(Incubus)의 신보. 메탈, 펑크, 힙합, 일렉트로니카, 더 나아가서는 재즈까지 아우르며 장르의 영역을 확장한 인큐버스는 'Drive'와 'Steller' 같은 히트 싱글로 국내에서도 상당수의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다. 물론 '록 계의 꽃미남' 브랜든 보이드(Brandon Boyd)의 영향력도 무시할 순 없지만 말이다.

앞서 언급한 소프트 록 넘버만으로 그들을 성급하게 말랑말랑한 록 밴드로 결정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인큐버스의 네 번째 정규 앨범 <A Crow Left Of The Murder>가 록 역사의 새로운 지평으로 안내한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보컬리스트 브랜든은 “3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보는 여러 갈래로 갈라져있던 음악적 뿌리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모든 작업은 라이브로 진행되어 한결 생생하게 들릴 것이다. 녹음과 믹싱을 합해 제작 기간은 총 4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시스트 더크 랜스(Dirk Lance)의 탈퇴와 소속사간의 불화 등으로 흔들렸던 그들이지만 현재는 힙합/록 밴드, 루츠(The Roots)를 거친 벤 키니(Ben Kinney)가 더크의 후임으로 가입해 팀의 사기가 오른 상태에서 만든 야심작이라고 밝힌 <A Crow Left Of The Murder>로 출사표를 던졌다.

노이지한 인트로로 한 번에 청각을 사로잡는 'Megalomaniac'는 단일한 코드와 독재자들을 향해 조소를 던지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스트 그런지의 잔향이 남아 있는 이 곡은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모던 록 차트를 정복하며 다시 한번 인큐버스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Megalomaniac'의 통쾌한 질주감이 계속되는 'A crow left of the murder'는 새로 가입한 벤의 베이스 연주가 전면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미드 템포의 'Agoraphobia'와 'Talk show on mute'는 브랜든의 깔끔한 보컬이 돋보이는 멜로디 곡조이다.

마이크 에인지거(Mike Einziger)의 몽환적인 기타 플레이가 돋보이는 러닝 타임 6분 길이의 'Sick sad little world'는 프로그레시브를 실험하고 있으며 어쿠스틱 넘버 'Southern girl'과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드럼의 삼각 관계가 장난스럽게 두들기고 튕기는 'Priceless', 그런지의 옷을 입은 'Made for TV movie'까지, 록 팬들은 범상치 않은 음악과의 만남을 조심스레 간직해야 할 것이다.

<A Crow Left Of The Murder>는 인큐버스가 메인스트림의 대해(大海)에서 빠져나가 독자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수록곡-
1. Megalomaniac
2. A crow left of the murder
3. Agoraphobia
4. Talk show on mute
5. Beware! criminal
6. Sick sad little world
7. Pistola
8. Southern girl
9. Priceless
10. Zee deveel
11. Made for TV movie
12. Smile lines
13. Here in my room
14. Leech
이지연(doona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