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Dynamite
자미로콰이(Jamiroquai)
2005

by 김獨

2005.06.01

버추얼 다이너마이트(Virtual Dynamite)!

2005년 올해의 앨범 후보로 거론될 만한 작품들이 요즘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데이브 그롤(너바나의 드러머)이 이끄는 푸 파이터스는 얼마 전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새 앨범 < In Your Honor >는 밴드 10년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작”이라 자부했으며,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는 신작 < Don't Believe The Truth >를 고대하던 영국 언론을 향해 “데뷔작 < Definitely Maybe > 이후 최고 앨범”이라 당당하게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뉴스위크>지의 데빈 고든(Devin Gordon) 기자는 콜드플레이의 < X&Y >에 대한 기고 글에서 “불꽃 같은 노래”라고 극찬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하이브리드 천재' 벡을 위시해 커먼(래퍼), 위저, 화이트 스트라입스가 연신 쾌작(快作)을 내놓았고, 신년벽두 '광녀(光女)' 토리 에이모스가 < The Beekeeper >를 세상에 던졌을 때 어느 팝 애호가는 “드디어 나왔구나. 역시 올해의 앨범 감이야!”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대중음악계에 괜찮은 음반들이 쏟아진다는 건 정말 흥분되는 일 아닌가. 한동안 일렉트로니카 트랜스 모험을 즐겼던 '애시드 그루브 귀신' 제이 케이(자미로콰이)의 신작도 물론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새 앨범 < Dynamite >는 우리에게 자이로콰이의 존재를 알린 'Virtual insanity'에 버금가는 황홀한 그루브 성찬이다. 그것은 광학을 애시드 재즈에 투과시킨 초기 시절로의 완벽한 회귀다. 제이 케이는 < Return Of The Space Cowboy >(1994)에서 던져준 참신한 충격을 10년만에 다시 환생시키고 있다. 이른바 '제이 케이의 원 맨 프로젝트'라 해도 무방한 자미로콰이는 누가 뭐래도 이제 < Dynamite >를 통해 글로벌 팝 네트워크의 자이언트로 우뚝 솟았다.

< Dynamite >를 듣는 내내 말 그대로 다이너마이트 한 방을 강하게 얻어맞은 듯한 역설적 유쾌함이 머리통에서 떨어져나가질 않는다. 역시 제이 케이의 고성능 스테레오 사운드는 트렌드 웨이브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많은 영국 뮤지션들에게 “개성 있게 음악 쫌 만들어봐”라며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다. 펑키하고 소울풀한 디스코 넘버들이 놀라운 결과물로 완성돼 댄스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스티비 원더와 마빈 게이의 현대적인 감성은 날이 갈수록 스펙트럼의 확장에 의해 지구촌 클럽뮤직의 뉴 모델을 구성한다.

신세계로 인도하는 트렌드 뮤직의 괴상한 뒤틀림이 유쾌하다 못해 재미있기까지 하다. 리드 싱글 'Feels just like it should'는 사이파이(Sci-Fi) 실험을 보여주며, 타이틀 넘버 'Dynamite'는 보코더를 편곡에 폭넓게 쓴, 21세기 디스코의 모범답안을 제시해준다. U2의 보노가 남부럽지 않은 사회 참여 메시지 또한 강성의 어조를 드날린다. 미국 종교계의 현 태세를 일갈하는 'Starchild'는 고감도 전자 성능의 재즈 펑크로 주조됐고, 'Spend a lifetime'과 유사한 제이 케이 표(標) 발라드 'World that he wants'는 부시 정권을 비꼬는 정치 성향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렇듯 영국의 대중음악가들이 세기말 < OK Computer > 등장 이후 그 아류작 주조에만 온통 촉각을 곤두세울 때 제이 케이는 흑인 음악의 유산을 신세대들에게 전달해줬다. 그것이 10년 넘게 장수한 비결이 아닐까. < A Funk Odyssey >(2001)를 내놓은 지 4년만의 신상품인 < Dynamite >는 여전히 탄성 좋은 그루브와 '흑인적인' 디스코가 만나 광채를 발한 음반이다. 당당히 올해의 앨범으로 거론해도 손색없는 '성능 좋은 다이너마이트'다.

-수록곡-
1. Feels just like it should
2. Dynamite
3. Seven days in sunny June
4. Electric mistress
5. Starchild
6. Loveblind
7. Talullah
8. (Don't) give have a chance
9. World that he wants
10. Black devil car
11. Hot Tequila brown
12. Time won't wait

Produced by JK and Mike Spencer
김獨(quincyjon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