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Vampire Weekend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2008

by 이대화

2008.06.01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는 뉴욕 출신의 4인조 인디 록 밴드다. 멤버들이 콜롬비아 대학 출신이란 것이 독특하다. ‘엘리트’란 얘기다. 출신도 뉴욕이고, 음악도 팝과는 거리를 두는 인디 취향이다. 그런데, 아프로 팝을 한다. 이게 진짜 엘리트다.


뱀파이어 위켄드의 음악은 크게 세 개의 줄기로 나뉜다. 하나는 인디 록, 하나는 아프리카 팝 음악, 하나는 유럽 풍 실내악이다. 이 셋이 어떻게 하나로 크로스오버될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뱀파이어 위켄드는 이걸 해낸다. 특히, 거창하게 펼치지 않고도 딱 필요한 적재적소 삽입으로 미니멀하게 이걸 해낸다. 더욱이 빼어난 팝 감각도 갖춰 이 무모한 도전을 가끔은 엔터테인먼트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다.


첫 싱글 ‘Mansard roof’부터 남다른 실력과 재치가 번뜩인다. 아프로 팝 특유의 트로피컬 분위기와 비범한 리듬, 우아한 실내악 풍 현 편곡과 인디 록이 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이어지는 ‘Oxford comma’도 비록 인디 록 밴드가 만들었지만 주류 히트 작곡가 못지않은 수준급 멜로디를 들려준다. 대단하다.


하프시코드와 클래시컬한 스트링 주제 선율이 아프로틱한 기타 팝과 만난 ‘M79’, 아프리카 감성을 록의 기타 리프 표준과 만나게 한 ‘Bryn’, 몽롱한 피아노의 강한 타격감이 인상적인 ‘Walcott’, 귀여운 재치가 빛나는 펑크 팝 ‘A-Punk’에 이르기까지, 한 곡도 빠짐없이 수록곡이 전부 재기로 가득하다. ‘Cape cod kawassa kawassa’는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이 커버하고 싶다는 심경도 밝힌다. 직계 선배도 인정했다.


혹자는 뱀파이어 위켄드의 음악을 ‘Upper West Side Soweto’라고 규정한다. 명확한 색깔과 자기 영역을 확보해야 신조어도 주어진다. 현지에서는 이미 < Vampire Weekend >가 일찍이 올해의 앨범 중 하나로 점찍혔다. 이들의 총천연색 아프로 기타 팝은 올해의 가장 행복한 음악 경험 중 하나였다.


-수록곡-

1. Mansard roof

2. Oxford comma

3. A-Punk

4. Cope cod kawassa kawassa

5. M79

6. Campus

7. Bryn

8. One (Blake’s got a new face)

9. I stand corrected

10. Walcott

11. Kids don’t stand a chance

이대화(dae-hwa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