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만 맴돈다. 과거 술회와 앞으로 의지를 밝히는 가사는 너무 추상적이기만 해서 좀체 귀에 와 닿질 않는다. 그래서 애초에 가사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전체 반주는 혼 섹션의 반복이나 사용된 트랙의 볼륨을 줄이는 등 완급을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뚜렷한 기승전결을 완성한 것처럼 느껴진다. 굳이 그것을 보강하고 부연하는 언어가 없어도 제작자, 또는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받기에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듣는 이들 개개인의 상상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미 이 비트는 충분히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친절하게 등장했지만 구체성을 제시하지 못한 노랫말은 그래서 빠르게 증발해버렸다.
한번뿐인 인생
더 콰이엇(The Quiett)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