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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에볼루션 (Dragonball Evolution)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
2009

by 김진성

2009.03.01

공상과 현실이 뒤섞인 딴 세상에서 초인들이 벌이는 모험과 액션. <드래곤볼 에볼루션>(Dragonbal Evolution)은 아키라 토리야마(Akira Toriyama)의 일본 만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실사영화다. 알다시피 1984년 첫 출간된 그래픽노블(만화소설)은 500여개의 에피소드, 세 번의 TV시리즈, 총18편의 극장판, 50종 이상의 게임으로 재생 연장되며 잠재된 인기공력을 폭발시켰다. 총 수익 40억 달러라는 경이로운 기록달성이 증명하듯 그야말로 아시아를 뛰어넘은 범지구적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초대형대작영화로 제작될 거라는 건 기정사실이요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오랜 기간 누적된 팬들을 모두 포섭하기위한 접근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원전에서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이 관심의 초점이었던 것만큼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는 다국적 배우들을 글로벌캐스팅해 진영을 갖췄다. 무천도사 역에 주윤발을 위시해 손오공(저스틴 채트윈), 부르마(에미 로섬), 야무치(박준형), 치치(제이미 정), 피콜로 대마왕(제임스 마스터스)이 그 면면들이다. 강력한 액션, 다양한 볼거리, 화려한 영상미로 확실한 승부수를 던지는 건 응당 수순. 원작의 흥행신화를 온전히 스크린에 구현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연출권을 획득한 제임스 왕(James Wong)감독은 시각적 만족도는 물론 이를 확실히 뒷받침 할 사운드를 확보하기 위해 작곡가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영화음악 작곡, 편곡, 지휘자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는 최근 2008년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이글 아이>(Eagle Eye)와 실베스타 스탤론(Sylvester Stallone)의 <람보>(John Rambo)를 비롯해,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 주연 <방콕 데인저러스>(Bangkok Dangerous, 2008), 그래픽노블 <헬블레이저>(Hellblazer)를 영화화한 초자연적 액션공포영화 <콘스탄틴>(Constantine, 2005), 리차드 도너(Richard Donner)감독의 공상과학액션 <타임라인>(Timeline, 2003), SF-공포물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2>(Aliens vs. Predator: Requiem) 등 주로 공상과학과 액션, 시대극 또는 심리적 스릴러물에 음악적 영감을 불어넣어왔다.

그는 또한 작사/작곡가로서 엘튼 존(Elton John), 푸 파이터스(Foo Fighter)의 드러머 테일러 호킨스(Taylor Hawkins) 그리고 벨벳 리볼버(Velvet Revolver) 기타리스트 슬래시(Slash)와 같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한 경력의 소유자다. 게다가 고전과 현대는 물론 자기가 직접 만든 악기까지 연주해 스코어를 완성하는 그는 실로 현대대중음악과 고전클래식음악을 두루 섭렵한 실력파 작곡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그 또한 원작만화 < 드래곤볼 Z >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 이 영화의 음악을 작곡하고 지휘하게 된 브라이언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관객들이 “드래곤볼”이야기의 환상적이고 신나게 재밌는 경험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진화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데 음악의 역할이 극히 중대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을 간파했다. 거기엔 초능력을 가진 여러 명의 캐릭터들이 공존하고,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이 선과 악의 인물들은 매우 풍부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정말 흥미진진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방식으로 드래곤볼의 신화 속으로 진화되어 간다. 그래서 굉장한 시각적 범위와 깊이에 상응하는 음악적 위용을 부여해야만 했다.

현실을 탈피한 환상적 공간감, 폭풍처럼 맹렬한 액션의 쾌감, 장대하고 위엄 있는 서사적 아우라 그리고 상식을 초월하는 공상과학의 느낌을 전달하기위해 음악은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낸다. 기존의 유사 장르영화들과 판이하게 다른 특이점을 찾긴 어렵지만, 만화책 안에 갇혀있던 상상초월의 세계를 어마어마한 서사적 판타지영화로 스크린에 재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작곡가 브라이언 타일러의 음악은 적확한 해법으로 작용한다. 서사적 웅대함을 강조하는 대규모 합창단 그리고 82인조로 구성된 할리우드 스튜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연주에 의해 신화적 신비와 마법적 느낌이 강조된 “에픽 판타지 스코어”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요즘 전자음악에 길들여진 영(Young) 세대들에게는 강렬한 전기기타와 현란한 일렉트로니카의 결합으로 게임용 오락음악을 연상시키는 'Chasing dragonballs'(드래곤볼 추격)와 'Body work'(바디워크) 그리고 힙합 댄스트랙 'Crime vinyl'(크라임 비닐)이 감성에 쉽게 접속될 것이다. 하지만 주요캐릭터와 그들이 펼치는 액션장면의 전개에 맞게 작곡된 스코어를 별도의 트랙들로 묶어낸 사운드트랙앨범에서 영화 전반에 내재된 모든 감정적 공력을 응집해 터뜨리는 악곡은 'The Final Battle'(최후의 결전)이다.

-수록곡-
1. The Legend (1:13)
2. Dragonball Evolution (3:26)
3. Fulums (5:14)
4. Kaiou Samma (2:34)
5. Goku (3:09)
6. Gohan's Special Gift (:57)
7. Master Roshi (3:45)
8. The Journey Begins (:58)
9. Lighting The Torches (2:44)
10. Vengeance (5:55)
11. Chasing Dragonballs (2:41)
12. Lord Piccolo (2:51)
13. Mai Vs Chi Chi (3:55)
14. A Higher Calling (2:03)
15. Body Work (1:26)
16. I Dream Of Chi Chi (:54)
17. Grime Vinyl (1:52)
18. Unwelcome Strangers (2:12)
19. Bulma And Yamcha (1:51)
20. Things To Come (1:42)
21. The Final Battle (6:20)
22. End Game (1:32)
23. Dragonball Evolution Main Titles (1:32)
김진성(saintopia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