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Fast & Furious)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
2009

by 김진성

2009.04.01

<분노의 질주: 디 오리지널>(Fast & Furious, 2009)은 이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제 4호 상품. 튜닝으로 업그레이드된 무한질주 스피드 카와 사내들의 의리 그리고 그 새에 엮인 낭만연애와 범죄액션을 흥행공식으로 내건 연작물이 거침없이 질주해온지도 어언 8년째다. 일본 도쿄로 방향을 튼 3편에 이어지는 네 번째 시리즈는 어느덧 반환점을 찍고 이 연속물의 원점으로 회귀를 선언했다. 그래서 국내개봉 번제도 부제로 “디 오리지널”이 딸렸다. 3편을 감독한 저스틴 린(Justin Lin)이 핸들을 잡은 영화는 1편의 주역들을 신형엔진으로 장착한 분노의 또 다른 야심작.



저스틴 린 감독이 지휘권을 연장함께 따라 전작의 음악을 맡은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를 다시 전격 채용했다. 이 시리즈의 원작 2001년 판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는 이전의 <데이라잇>(Daylight, 1996)과 이후 <트리플 엑스>(xXx, 2002)와 최근 <미이라3: 황제의 무덤>(The Mummy: Tomb Of The Dragon Emperor)등의 액션블록버스터로 영화팬들의 마음을 얻은 롭 코헨(Rob Cohen) 감독이 연출해 화끈한 신고식을 했고,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프로듀서 BT(Brian Transeau)가 사운드에너지를 주입했다.

속편 <분노의 질주2>(2 Fast and 2 Furious, 2003)는 데뷔작 <보이즈 앤 후드>(Boyz N The Hood, 1991)로 오스카 감독상 후보에 명함을 내민 존 싱글톤(John Singleton)이 메가폰을 잡고 작곡가 데이비드 아놀드(David Arnold)가 사운드스코어를 장착시켰다. 알다시피 데이비드 아놀드는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Rolland Emmerich)의 대작공상과학영화들의 음악을 전담해왔으며 새로운 007 제임스본드 사운드메이커로 활약 중이다.

시리즈의 세 번째 <패스트 앤 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 2006)에서 공식적으로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지만 사실 작곡가 타일러는 시리즈의 원작인 1편에서부터 사운드 튜닝에 참여했었다. 비록 몇몇 액션장면을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저스틴 린 감독의 재신임 결정에 따라 작곡과 지휘봉을 잡은 타일러는 3편과 4편을 연장선 상에서 인식하고 프랜차이즈의 특성 안에서 일관성내지는 관련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번 시리즈의 주요 인물들이 <도쿄 드리프트>와 달리 1편의 주역들을 간판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타일러는 새 영화의 음악과 소리의 전경(sound-scape) 시야를 더 넓히는 데 주력했다.

“확실히 린은 이번 시리즈를 더욱 드라마틱하고 일종의 더 웅장한 서사시적 풍모로 만들기를 원했어요.” 타일러의 말이다. “이 영화는 복수극입니다. 영화 속 두 사내들은 원작보다 더 성숙해졌지요. 그들이 더 젊은 녀석들이었을 때의 첫 영화의 시작은 조금 더 뮤직비디오스타일에 가깝게 접근해야했죠. 이번에 그들은 더욱 진지하기 때문에 노래들보다 스코어에 더 비중을 두고자 했습니다. 드라마적인 묘미와 테마를 많이 가져가야 했죠. 전 이 영화에서 각기 다른 주요 인물들을 위해 네댓 개의 테마를 썼습니다. 더 웅장한 영웅 서사적 면모가 드러나도록 접근해야했죠. 전작에 이어 교차 출연한 배역들이 있는데, 그들을 위해선 테마를 반복 재현했어요. 대표적으로 성 강이 연기한 '한 루'의 테마가 그렇습니다.”

오리지널 필름에 출연한 빈 디젤(Vin Diesel)-도미낙 토레토, 폴 워커(Paul Walker)-브라이언 오코너, 미셸 로드리게즈(Michelle Rodriguez)-레티, 그리고 조다나 브루스터(Jordana Brewster)-미야 토레토의 귀환을 특징삼은 새 영화이기 때문에 타일러는 원작의 스코어를 묶어내는 것 또한 중요히 여겼다. “시리즈 원작 음악의 요소들은 브레이크비트와 인더스트리얼, 일렉트로니카, 록, 심지어 레게까지 더욱 현대의 동시대적인 음악스타일이었죠. 그러한 장르의 사운드 배합이 스코어에서 매우 지배적이었습니다.” 타일러는 이전에 비교해 4편의 음악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전 거기에 스페인 풍의 기타사운드를 가미했고 한층 더 클래식적인 분위기를 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하면서 특히 멋진 것은 돔(도미닉 토레토)이나 레티의 테마와 같은 테마들을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종의 록 버전을 위해 전기기타를 거기에 쓸 수도 있고요.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멕시코에 등장인물들이 있을 때를 위해서는 스페인 풍의 기타를 이용해 배경이 되는 장소에 맞는 느낌을 주입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 오케스트라와 미쳐 날뛰듯 쾌속 질주하는 퍼커션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함께 사용해 거대한 분출의 액션 버전을 변조해 낼 수도 있습니다. 제 관점에서 같은 테마로 그렇게 많은 다른 종류의 음악을 가로질러 관통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독특한 경험이죠.”

타일러는 명백히 스코어링의 조작과 처리과정에 소위 도가 튼 작곡가이다. 그리고 특히 그와 린은 서로의 작업방식을 너무 잘 인지하고 있다. 거기엔 또한 제작자들, 스튜디오 관련자들, 때론 필름 편집자들이 작업에 관여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감독의 연출방식에 부합하는 작곡가의 음악작업방식은 다양하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원작에서 BT의 음악이 트랜스 테크노사운드 중심이었고 속편에서 데이비드 아놀드가 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테크노사운드에 결합해냈다면 타일러는 원점으로 회귀를 선언한 4편에서 자신의 전작음악과의 부분적 접속을 시도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의한 교향악 사운드가 이번 편에 특히 강조된 영화의 서사시적 웅장함을 강조해 특성화를 이루고 있지만 역시 요즘 세대들의 구미에는 영화의 도입부에 강력한 긴박감과 맹렬한 가속도를 붙인 액션음악 'Landtrain'(지상열차)과 대중적 일렉트로닉 테크노사운드의 매력을 가장 확실하게 주는 트랙 'Outta sight'(시야 밖에) 등 강한 비트와 리듬이 아드레날린을 퍼 올리는 '힙합비트&전자음악사운드'에 확실히 더 끌릴 것이다. 반대로 주요인물에 걸친 감성적 테마를 모은 'Suite'(조곡)는 또 다른 매혹.

-수록곡-
1. Landtrain (6:25)
2. Fast and Furious (2:10)
3. The Border (3:21)
4. Letty (2:13)
5. The Tunnel (3:35)
6. Amends (2:46)
7. Dom vs Brian (6:51)
8. Hanging With Dom (2:29)
9. Suite (4:02)
10. Revenge (2:32)
11. Accelerator (2:04)
12. Vaya Con Dios (2:00)
13. In The Name Of The Father (4:20)
14. Outta Sight (2:59)
15. Brian and Mia (3:18)
16. Tracer (2:04)
17. Letty's Cell Phone (3:44)
18. Real Drivers (2:30)
19. Fate (4:28)
20. The Exchange (4:15)
21. No Goodbyes (1:23)
22. Vengeance (2:57)
23. Memorial (1:42)
24. The Showdown (2:05)
25. Judgment (1:48)
김진성(saintopia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