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저주>(Darkness Falls, 2003)와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O>(The Texas Chainsaw Massacre: The Beginning, 2006) 그리고 <더 킬링 룸>(The Killing Room, 2009)에서의 공동연대 이후 감독 조나단 리베스만(Jonathan Liebesman)과 작곡가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가 아직 끝나지 않은 지상최대의 작전을 위해 다시금 힘을 합쳤다. 영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침공한 외계인 군단에 맞서 결사항쟁을 벌인 미국해병대와의 결전을 대규모의 영상미로 그려냈다.
조나단과 브라이언 둘의 공작은 그야말로 외계인 잡는 미 해병대를 위한 대단한 협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는 제작자들이 선호하는 액션영화음악 전문작곡가 중 한 명. <익스펜더블>(The Expendables, 2010), <분노의 질주: 오리지널>(Fast & Furious, 2009), 그리고 2008년의 <람보4: 라스트 블러드>(Rambo)와 <이글 아이>(Eagle Eye)를 근작으로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레퀴엠>(Aliens vs. Predators: Requiem, 2007) 등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년간 주로 액션영화에 그만의 사운드공식을 제공해왔다.
한스 짐머(Hans Zimmer)를 중심으로 그를 따른 일련의 작곡가집단을 통해 보편화된 할리우드 영화음악공식이긴 하지만 폭발적이고 휩쓰는 오케스트라와 강렬한 일렉트로닉 록 사운드를 결합하는 방식은 그의 주특기. <월드 인베이젼>(Battle: Los Angeles)은 그러한 전차에 비춰 타일러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스코어라 할 만하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평온한 음조의 위로와 비탄의 곡들이 감정을 울리는가하면 육중하고 있고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음악들이 혼재한다. 영웅적인 웅대함에 있어서 <킥 애스>(Kick-Ass)와 <트랜스포머>(Transformers)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개봉 원제 < Battle: Los Angeles >, “전투: 로스앤젤레스”란 제목이 적합한 "세계 침공"을 브라이언 타일러(Brian Tyler)의 첫 번째 스코어로 본다면 그 위세는 실로 엄청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들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그러나 진부하게 느껴질 것이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겠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음악적인 면 또한 동반하향할 운명을 타고났다.
지난 몇 년 동안 <배틀: 로스앤젤레스> 스코어에 대한 전망이 영화 자체와 함께 일부 긍정적이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영화가 결코 독창적이지 않은 것도 비관적인 암울함을 더한다. 브라이언의 위압적으로 탁월한 폭풍사운드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공허한 감을 줄 공산이 크다. 이 스코어의 맥락 내에서 창의적인 영감들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일종의 크게 히트한 곡들을 모은 앨범과 같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에서 강점을 강조한 브라이언의 음악연출은 기억에 남을 만한 모티프보다 폭발적인 에너지에 더 의존한 주제적 내용들의 범위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사실 주제적인 선율이나 악절의 식별자들만이 스네어 드럼을 특징적으로 포함한 군악적인 타악 사운드에 심적으로 고조되는 동요를 일으킬 만하다. 간소하고 매력적인 감각으로 이 스코어의 브랜드가치를 돕는 메인타이틀 곡에서 명확히 감지할 수 있다.
그 이외에 대부분의 곡들은 <이글 아이>(Eagle Eye)의 후반부 큐로 쓰인 액션음악들과 견줘도 될만큼 강력하다. 감독들과 제작자들이 선호할 만한 패턴의 곡들이다. 제작자들은 이런 유의 영화에서 작곡가들에게 힘차고 활력 넘치는 사운드를 만들어내도록 요청하는 게 보편적이다. 그 제약은 그 작곡가가 얼마나 노련미를 갖추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사운드스코어는 상궤의 좌표를 다소 이탈한 미사일과도 같다. 브라이언은 조금 더 창조적인 면모를 최종적인 결과물에 혼합해낼 수 있었다.
<월드 인베이젼> 사운드트랙 또한 결과적으로 외관을 통한 기대만큼 흡족함을 주지는 못할 불운을 내재했다. 주제적인 선율들은 완전히 패착이고 음악의 기운찬 원동력은 지속적인 충격으로 감정을 짓누를 뿐, 감동을 자아내지는 못한다. 독창력의 부족도 낙담을 가중시키기는 매한가지다. 브라이언의 여타 스코어들에 비해 전혀 색다를 바 없이 순환하는 사운드의 질료들은 길게 되풀이되면서 귀를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문제의 핵심은 영화 자체의 타입이 가지는 본질적 차원에 있고 그에 종속된 음악은 기실 부차적인 필요충분조건이다. 일례로 개작이나 재시동, 그리고 지리멸렬 따분한 줄거리를 완벽히 보충하지 못하는 재탕 신드롬에 편승한 스코어링을 빠짐없이 반복 재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천병만마(千兵萬馬)를 거느린 특정 스코어라 한들 무사안일주의에 의거해 복제품처럼 재생된 신제품은 요즘 실로 차고 넘친다. 소란스럽고 난폭하며 추하고 멍 때리는 영화의 무감각한 혼돈을 커버하기엔 음악으로도 미션 임파서블!
-수록곡-
1. Battle Los Angeles Hymn 전투 로스앤젤레스 찬가
2. Battle Los Angeles Main Titles 전투 로스앤젤레스 메인타이틀
3. Arrival 도착
4. Marines Don't Quit 해병대는 포기하지 않는다.
5. Command and Control Center 지휘부와 통제센터
6. Elegy 비가
7. Redemption 구원
8. For Home, Country, and Family 집, 국가, 그리고 가족을 위해
9. War Hymn 전쟁 찬가
10. Evac 대피
11. To Hell and Back 죽을 고생을 하다
12. Mobilized 동원되다
13. The Freeway 고속도로
14. The Drone 윙윙거림
15. Casualty of War 전쟁의 사상자들
16. Rebalance 균형을 다시 잡다
17. Regret 후회
18. Shelf Life 유통기한
19. The World Is at War 세계는 전쟁 중
20. Abandoning Los Angeles 로스앤젤레스를 버리고 떠나다
21. Battle Los Angeles 배틀 로스앤젤레스
22. We Are Still Here 우리는 아직도 여기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