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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A Four Letter Word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2012

by 신현태

2012.05.01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의 두 번째 버전이 있다면, 리스트 101번째 추가 곡은 단연 'I'm yours'일 것이다. 국내 공개가 수년이 지났음에도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언제나 대중과 함께 호흡 가능한 '국민 팝송'으로 자리 잡아 있다. 곡에 대한 사랑은 비단 대한민국 내에서 만의 일이 아니다. 빌보드 6위라는 호성적은 물론, 76주 연속 차트 진입이라는 대기록과 미국 내 6백만, 세계 2천1만 세일즈 실적은 그의 진심어린 '사랑의 감정선'이 이미 팝음악 팬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이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제이슨 므라즈를 향하는 한국인의 애정은 남다를 뿐 아니라, 그 역시 왕래가 잦은 뮤지션 중 한명이다. 아마도 국내 팬들과 가장 사이가 좋은 팝스타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 발매와 맞물려 예정 되어있는 2회에 걸쳐 벌어질 내한 공연은 팬과 뮤지션과의 관계를 넘어선 상애(相愛)의 의미가 짙다.

< Love Is A Four Letter Word >라는 앨범 타이틀에서 읽히듯, 새로 공개되는 작품은 전공인 '사랑학'에 대한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앨범 커버의 아기자기한 '러브 심볼' 디자인은 물론, 부클릿 속지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을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미국의 교육자 프레이져 로져스(Fred Rogers)의 말을 옮겨 담아, 자신의 사랑 철학을 선명히 드러낸다. 온전한 '연가(戀歌) 모음집'의 외관이다.

모두가 기대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2011년 9월 공개한 'The world as I see it'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기에 충분했으며, 친화력 짙은 감성은 무뎌지지 않고 오히려 날카롭게 날이 서있다. '세상의 자연 모두가 너와 같다'는 곡의 메세지는 '사랑과 환경'의 중요성을 천명하는 그의 진리와 맞닿아 있는 트랙이다.

이번 작품의 다른 특징을 뽑자면 싱글로 발표될만한 곡들이 다수라는 것. 주 종목인 어쿠스틱 기타의 풍성함과 감미로운 무드가 느껴지는 'Living in the moment'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러브송 'The woman I love', 기존 팬들의 몰표를 받을 킬링 트랙 '93 millinon miles'까지 복잡한 치장은 없지만 여전한 천재적 송 라이팅과 농익은 팝 감수성의 흡인력은 여전히 발군이다.

동년배의 뮤지션인 데미안 라이스와 잭 존슨을 떠올리게 하는 트랙 또한 곳곳에서 눈에 뜨인다. 'I won't give up'의 서정성 짙은 애절함은 데미안의 'Delicate'을 닮아있고, 'Everything is sound (La la la)'에서 전해지는 활력 넘치는 곡의 작법 자체는 잭 존슨 'Hope'와 동종의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는 씬의 강자들이기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또한 곡의 기본편성이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닮은 듯한, 동질속의 이질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 또한 리스너의 재미다.

사실 제이슨 므라즈의 곡들은 음악적으로 위대한 예술성을 지닌 것은 아니다. 음악 자체의 '급'을 나누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지만, 문법 자체가 쉽게 들리고 쉽게 익숙해지는 극 대중 친화를 지향하는 '이지 리스닝'을 구현한다. 항상 같은 틀 안에서의 내용물들이지만 억지스럽거나 거추장스러운 불편함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 작품에 대한 아쉬움이라하면 예상 가능한 수준 안에서의 멜로디 운용과 초기 작품의 곳곳에서 느껴졌던 '꿈틀대는 재기'의 부재를 뽑을 수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던 패기 어린 장난꾸러기 사내의 자아 성찰 태도를 보이는 작품집이라 할 수 있다. 그 안의 요체(要諦)는 역시 사랑이다.

언제나 대중을 바라보는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뻔한 사랑타령에 이제 물렸다!” 라고 말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누가 그를 비난 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그의 음악을 알고 있으며, 모두가 그의 음악을 사랑한다. 그것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전하며 내면의 치유를 얻는다. 남들 눈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며, 그것을 널리 퍼뜨리고자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토록 자랑스럽게, 그리고 이처럼 잘하는 것.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가 통기타를 들고 무대 위에 올라서면, 우리는 무한한 사랑과 달콤한 행복의 세례를 받는다.

-수록곡-
1. The Freedom Song
2. Living In The Moment [추천]
3. The Woman I Love [추천]
4. I Won't Give Up [추천]
5. 5/6
6. Everything Is Sound (La La La) [추천] 
7. 93 Million Miles [추천]
8. Frank D. Fixer
9. Who's Thinking About You Now?
10. In Your Hands
11. Be Honest (feat. Inara George)
12. The World As I See It (+Hidden Track) [추천]
신현태(rockersh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