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Mystic Ballad Part. 2
다비치
2013

by 이수호

2013.04.01

고려해야할 제반 사항 전반을 놓고 보았을 때 우리나라 가요 신에서 다비치의 음악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사랑싸움이라는 주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정서와도 이들의 음악은 나름 잘 부합하며, 이를 소화하는 두 여성 보컬의 수준과 결과물도 크게 어긋난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대중과 아티스트 사이의 상호반응에 시너지 효과가 얹혀있다는 사실은 이 그룹이 가진 장점 중의 장점이다. 다비치의 노래들은 단 한 번도 외면 받은 적이 없다. 주류 음악 팬들로부터 이들은 너른 사랑을 받고 있고 선보이자마자 차트의 상위권에 드는 여러 성적표들이 그룹의 힘을 대변한다.

갈라먹기 힘든 시장이라는 파이 그릇에서 다비치는 일정량 이상의 자기 몫을 확실히 챙기고 있다. < Mystic Ballad Part. 2 >라는 신보의 트랙들도 마찬가지다. 폭발력 있는 이해리의 보컬과 균형감 있는 강민경의 보컬이 만난 타이틀 곡 '둘이서 한잔해'나 '거북이'와 같은 노래들은 음원 사이트들의 검색창에 실시간으로 오르내리고, 지상파와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의 메인 무대에 수시로 등장한다. 생각해보면 히트곡이 거치는 대개의 수순을 수록곡들 역시 동일하게 밟고 있으니 다비치의 작품들이 늘 그랬듯 이번 앨범도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시선을 조금 돌려볼 차례다. 이번 앨범이 다비치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라는 사실은 실로 놀랍기 그지없다. 첫 정규 앨범 < AMARNTH > 이후로 무려 5년이 지났고 제작자들의 뻔히 보이는 의도를 빼고는 그 목적을 도저히 알 수 없는 1.5집 < Vivid Summer Edition >을 기준으로도 4년 반 만이다. 기억을 되짚어보자. 정식으로 데뷔한 2008년 이후 다비치가 단 한 해라도 활동을 멈춘 적이 있었던가. 미니 앨범과 디지털 싱글이라는 명목이 디스코그래피를 채워 놓았으며, 그 명목마저 제 임무가 다하게 되면 씨야나 티아라와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이 남은 빈자리를 메워갔다.

100개에 달하는 음원들과 왕성한 활동은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있어 분명 긍정적인 결과물이다. 허나 그 결과물에 제작자의 욕심이 과하게 농축되어있다. 대중과 다비치가 이루는 화학작용의 기점을 정확히 파악하면서부터 기획의 초점은 '애절한 발라드'나 혹은 '슬프지만 신나는 발라드'로 수렴했고 이와 다른 음악을 기대해본다는 것은 이미 범위 밖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눈에 띄는 특징은 이번 신보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작품 홍보 글에서 언급한 새로운 시도는 과연 무엇일까. '맛있어서 눈물이 나'에 가미된 오케스트레이션과 '용기내 헤어질래'의 돌출된 베이스 라인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녹는 중 (Feat. 버벌진트)'에서의 짤막한 랩 피쳐링을 말하는 것일까.

안정성이 깊게 밴 기획자의 굳은 패러다임에 이번 신보 역시 갇혀버렸다. 5년 만의 정규앨범과 앞에서 선보여 왔던 미니 앨범 사이에 차이점이 정말 존재하는지 실로 의문이다. 앨범에 힘을 보탠 여러 작곡가에게 요구되었던 사항도 결국 매한가지지 않았을까. '다비치스러운 그렇고 그런 발라드', 늘 들어왔던 그 노래들이 그저 새 포장지로 단장한 셈에 지나지 않는다. 위험한 변신을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조금이나마 종목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는 보여야하지 않겠는가. 수익을 내는 데 있어 근시적으로는 적합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아티스트와 제작자를 모두 갉아먹는 행보다. 음반은 바로 그 지점 위에 자리한다.

-수록곡-
1. 한 사람 얘기
2. 둘이서 한잔해 [추천]
3. 거북이
4. 사랑한다고 말했지
5. 맛있어서 눈물이 나
6. 우리의 시간은 다르다
7. 녹는 중 (Feat. 버벌진트) [추천] 
8. 잔소리
9. 용기내 헤어질래
10. You are my everything
11. 둘이서 한잔해 (Inst.)
12. 거북이 (Inst.)
이수호(howard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