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뻔하겠거니 생각했더니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았다. 첼로와 피아노의 협연으로 진행되는 1절이 흡사 카펜터스의 실내악을 연상케하더니, 2절에는 디스토션 기타의 팜뮤트 스트로크에 리버브가 걸린 비트가 합을 이루며 낯선 기시감을 자아낸다. 이채로운 흐름을 탄 선율은 통속적이지 않아 물리지 않으며, 두 명의 베테랑 보컬은 완벽한 화음으로 곡이 의도하는 감정을 적확히 그려낸다. 그렇게 고조된 긴장감은 가스펠에 가까운 코러스 운영으로 절정에 다다르며 장대한 끝을 그려낸다. 마지막 여운을 줄 즈음 단숨에 막을 내리는 광경은 흡사 셀린 디온의 'To love you more'을 연상케 하기도.
피아노로 시작해 현악으로 마무리하는 천편일률적인 발라드 공식에서 벗어나니 이렇게나 좋은 슬로우 넘버가 탄생한다.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도 다른 것을 시도하면 얼마든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야말로 이 싱글의 편곡과 완성도가 주는 시사점이다. 클리셰 없는 대중성을 제대로 포착한 듀오의 이번 노래, 필자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싱글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