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인디 음악가의 만남. 이 싱글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정리할 수 있겠으나 그다지 파격적인 시도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대중가요가 인디 음악과 결합한 시도 자체가 신선한 것도 아니고 이번 시도가 특별히 이전 사례들과 비교해서 차별성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웅장한 세션과 세련된 편곡에 익숙할 법한 아이돌의 목소리가 한결 담백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묶였다는 점은 인상적이지만 감흥을 일으키기엔 다소 심심하다. 에피톤 프로젝트 역시 곡 내내 안전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편곡을 보여준다.
눈길은 오히려 임슬옹 쪽을 향한다. 보도자료 상에선 콜라보 프린스란 이름으로 임슬옹의 활발한 활동을 홍보하고 있다. 좌우지간 그가 솔로로서 해왔던 작업들은 분명 뚜렷한 흔적을 남겨왔다. 그 속에는 아이유나 클래지콰이의 프로듀서 클래지와 함께한 프로젝트처럼 준수한 사례들도 있었다. 각 결과물의 성패와 무관하게 계속 경력을 쌓아 나가는 과정이 보인다. 어쩌면 이 모든 단계를 거쳐 한 명의 아이돌이 완숙한 가수로 거듭날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