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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양희은
2014

by 이종민

2014.10.01

거장과 함께 할 기회를 얻은 윤종신(작곡)과 나원주(편곡)에겐 영광이자 큰 부담이다. 누가 봐도 잘 해봐야 본전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대선배에게 실험을 강요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아무리 양희은이 브라운관에 자주 노출되는 인물이라지만, 가수로서의 정규 앨범 컴백은 흔치 않은 일 아닌가.


고민이 많았을 상황에서 첫 타자로 나선 싱글 ‘배낭여행’은 정직하다. 후배 뮤지션으로서 함께 하고 싶은 것, 그녀의 팬으로서 기대하고 싶은 것이 차분히 담긴 노래다. 나일론 기타의 리듬이 존재하고, 우아한 편곡이 곡을 아름답게 만든다. 목소리 없이도 그녀가 떠오른다.


딱히 놀랄만한 것은 없지만, 양희은이란 존재가 언제 새로워서 열광했었던가. ‘자연스러움’이야말로 그녀를 떠오르게 하는 형용사다. 노래는 그 근본을 잘 지켜냈다.

이종민(1stplan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