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세대와의 차별화를 가져온 '70년대 청년문화의 초상은 김민기에 의해 그 바탕이 이루어지고 양희은의 청아한 목소리로 완벽하게 해석된 '아침이슬'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이 소녀의 거칠 것 없는 창법이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 역사적인(글자 그대로!) 데뷔 앨범은 음악이 당시 젊은 날의 이상과 순수와 대치했던 군사독재의 타도를 위한 대용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 완성은 김민기의 유일무이한 앨범 한 장이 그 모든 영광을 가져가게 되지만, 양희은이 가지고 있는 보컬리즘의 승리는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포크 문화가 좌초된 이후 지금까지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경지로 인식되고 있다.
대학 입학 후 청개구리라는 라이브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는 김민기가 악보를 그려가며 연습 삼아 부르던 '아침이슬'을 듣고 온 마음을 뺏겼다. 그녀는 김민기의 대학친구가 전해준 찢어진 악보를 테이프로 붙여 간직하며 그 노래를 사랑했고 데뷔음반 취입 때 김민기에게 부탁해 곡을 따냈다.
김민기와 맹인가수로 이용복이 기타 반주를 맡고 있는 이 앨범은 김민기의 '아침 이슬', '그날' 외에 시인 고은의 시에 김광희가 곡을 붙인 '세노야 세노야' 등 4곡의 신곡이 수록되었으며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브라더스 포(Brothers Four)의 'Seven daffodils', 쥬디 콜린스(Judy Collins)의 'Both sides now' 등 미국의 팝송을 번안한 곡들 이였다. 당시 정부 선정 건전 가요로 뽑히기도 했던 '아침이슬'은 금지곡 목록에 묶여 민중들의 구전으로만 전해지다가 노태우 정권 출범과 더불어 대다수의 곡들이 해금될 때인 1987년 <양희은이 처음 부른 노래들>이란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어 실로 오랜만에 대중의 손에 전해졌다.
'아침이슬'은 1995년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의 마틴 루터 킹 인권상 수상 기념식에서 양희은에 의해 축가로 불려졌으며, 2000년 MBC 대학가요제 제작진이 서울 지역 10개 대학 1천명에게 설문 조사한 '20세기 최고의 노래'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조성모의 'To heaven'에 이어 3위, MBC PD 1백 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수록곡-
1. 아침이슬
2. 엄마, 엄마
3. 세노야, 세노야
4. 그 날
5. 사랑의 기쁨
6. Puff
7. Seven daffodils(일곱 송이의 수선화)
8. Try to remember(잊지 못할 추억)
9. Both sides now(구름 사랑 그리고 인생)
10. All my trials l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