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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ancholy mood
밥 딜런(Bob Dylan)
2016

by 김반야

2016.04.01

진보적인 세대의 선봉장이었던 '밥 딜런'이 기성세대의 아이콘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를 부른다. 1960년대 '포크 레전드'를 기억하는 이에게는 이런 조합이 사뭇 이질적인 풍경일지도 모른다. 'Melancholy mood'는 50여년의 세월을 담고 풍부한 브라스를 처량한 블루스 기타로 바꾸어 놓았고 신경질적인 목소리는 한결 부드럽게 가다듬었다.


순간의 의아함과 미스테리는 그의 행적을 보면 어렵지 않게 풀린다. 그는 전설로 불리던 시절부터 자신을 틀에 가두는 것을 철저히 거부해왔고, 보란 듯 장르를 개척하고 다양한 메시지를 읊어왔다. 이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현역 뮤지션으로 남으려는 열띤 저항이기도 하다.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일렉기타를 들고 나와 '포크'라는 왕관을 짓뭉개버렸듯이 이번에도 자신에게 씌워진 굴레를 사뿐히 밟아버렸다. 끝없이 고뇌하고 방황하는 영혼. 머무는 곳 하나, 지체하는 일 하나 없이 계속해서 흘러가는 바람. 이것이 밥 딜런의 철학이며, 그의 음악이다.

김반야(10_b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