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인 아티스트의 고찰을 담았다. 폭넓은 예술적 감각을 바탕으로 장르를 종횡하는 젊은 싱어송라이터의 센스가 돋보인다. 정규 1집 < Frameworks >로 음악성을 인정받은 그는 7개월 만에 직접 프로듀싱한 2집 < Ego Expand (100%) >로 다시 한 번 음악팬들을 놀라게 했다. 음반의 시작과 끝을 이전 자아의 죽음을 담은 ‘Ego death’와, 강해진 자신을 의미하는 ‘Ego expand (100%)’로 배치한 것 역시 눈에 띈다. 싱글 모음집이 아닌, 이야기 구조를 가진 ‘앨범’임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오롯이 혼자만의 목소리를 담은 첫 작과 달리, 개성 있는 피처링 리스트가 눈길을 끈다. 자신을 규정하는 틀을 벗고 다양한 느낌을 표현해내려는 모양새다. 김오키, 기리보이, 자메즈, 정인, 넉살과 음악적 견해를 교류한 흔적이 노래 곳곳에 역력하다. 래퍼들은 그와 감정을 동일시해 진솔한 메시지를 전하고, 가수는 그의 목소리에 호소력을 실었다. 김오키의 색소폰은 비트에 감미로운 선율을 더했다. 뮤지션들은 싱어와 래퍼 그 중간쯤에 서 있는 그의 지휘 아래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서사무엘의 색깔 속에서 엇나감 없이 어우러진 것이다.
곡 중에서는 잔잔한 피아노 라인 위 담담한 느낌의 보컬이 특징적인 ‘Sandwich’와 펑키한 기타 라인이 인상적인 ‘B L U E’가 여운을 남긴다. 트렌디한 비트와 리듬 운용이 복고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 것도 주목할 점이다. 반복적인 가사와 멜로디의 나열을 특색 있게 풀어낸 ‘Ready or not’, 건조하게 내뱉은 목소리에 다채로운 신스 사운드를 녹인 ‘S W I R L’, ‘DO:OM’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철학적 사유로 점철된 곡들의 나열이다. 자극적인 가사와 중독적인 훅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듣고 있노라면 마치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음식처럼 느껴진다. 기교 없이 무심한 창법 역시 심심하게 들리지만, 문제가 되진 않는다. 화려함으로 귀를 매혹하며 빠르게 소비되는 노래들과 대척점에서 고유의 매력을 뿜어내는 셈이다. 여기에 더 많은 걸 배우기 위해 이전의 자신을 정리한다는 겸손함이 담겼다. 그의 작품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수록곡-
1. Ego Death
2. Hit & Run (Feat. 김오키)
3. Ready or Not [추천]
4. S W I R L
5. DO:OM (Feat. 기리보이) [추천]
6. 그릴 수 있어 (Gifted) (Feat. Ja Mezz)
7. B L U E [추천]
8. Sandwich (Feat. 정인) [추천]
9. Y
10. Ego Expand (100%) (Feat. 넉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