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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nip
아도이(ADOY)
2017

by 박수진

2017.06.01

지향과 색채가 정확하다. 찰랑거리는 비트와 경쾌하게 들리는 선율. 이에 더한 힘을 뺀 보컬 등 앨범이 이루는 사운드는 무겁지 않은 청량함을 좇는다. 소리 또한 매끈하다. 신시사이저로 베이스를 다지고 일렉트릭 기타로 선율을 이끄는 와중에 사이사이 담긴 관악기, 코러스의 합은 견고하다.

앨범 커버만큼이나 눈에 띄는 멤버들이 뭉쳤다. 개러지 록 밴드 이스턴 사이드 킥과 포크록 그룹 스몰오의 보컬 오주환을 비롯하여 각 멤버들은 이미 트램폴린, 프롬 디 에어포트 등에서 활동해왔다. 경험 있는 멤버들의 만남이 반가운 건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각자의 사운드를 제대로 꾸며낸 질감에서 나온다. 로파이의 질감, 드림팝의 몽롱함, 시티팝의 구성을 가볍고 듣기 좋게 녹여냈다.

마이큐, 신세하, 신해경,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 등 인디신의 신시사이저 음악은 사실 레드오션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이들의 출현에 시선이 가는 건 주지하다시피 잘 뽑힌 사운드다. 세심하게 엮은 소리로 감각적인 분위기를 살린 ‘San francisco’. ‘Grace’의 시원하고 멜로디컬한 선율과 이어지는 ‘Don’t stop’의 중독적인 후렴구까지. 곡들은 저마다 짜임 있고 적절한 향취를 뽐낸다.

다만 아쉬운 건 곡 단위의 편차다. 완성도 있는 몇몇 곡에 비해 ‘Runner’s high’, ‘Laika’는 흐름이 깔끔하게 뭉쳐지기보단 퍼진다. 강점인 힘 있는 선율도 부족하다. 앨범 전체의 호흡이 다소 매끄럽지 못함은 이 탓이다. 그럼에도 우선하는 건 인상 깊은 첫 등장. 잘 배합한 사운드로 일단의 시선을 끄니 다음이 기대되는 데뷔작이다.

-수록곡-
1. Grace
2. Don’t stop [추천]
3. Runner’s high
4. I just can’t forget her [추천]
5. Laika
6. San francisco
박수진(muzikis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