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이가 두 달 전 발매한 EP < us >는 아도이 본인들의 요청으로 동서양 각국의 인디 뮤지션들이 아도이의 노래들을 리메이크한 일종의 트리뷰트 컴필레이션이었다. 이 글로벌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세계 무대를 의식해온 아도이의 방향성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마침내 이들은 세계로 향하기보다 자신들의 세상으로 세계를 끌어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신곡 ‘Model’의 변화가 선명하다. 아도이를 상징했던 일러스트 앨범 커버는 사진 이미지로 대체됐고 뮤직비디오는 그 어느 때보다 이국적이다. 특장점이었던 나른하고 몽롱한 느낌을 더욱 강화한 신스 팝 사운드 역시 약 2년 만에 돌아온 그들을 반갑게 맞게 하지만 다듬고 다듬다 뭉툭해진 멜로디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최소한의 비트에도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엉거주춤한다. 꿈이 먼저인가, 음악이 먼저인가? 아도이의 음악은 이미 선행한 꿈에 아직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