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Love
아도이(ADOY)
2018

by 김태훈

2025.03.24

이즘이 비정기적으로 미처 리뷰하지 못했던 작품을 되짚어봅니다. 이번 리뷰는 이즘에서 '2018년 올해의 가요 앨범'으로 선정한 아도이의 < Love >입니다.


아도이는 2010년대 후반, 시티 팝 중심의 유행 흐름에서 나타난 아티스트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이름이었다. 거친 개러지 록을 선보였던 이스턴 사이드 킥과 청량한 프롬 디 에어포트라는 다른 계열의 두 물감을 섞으니, 부드러운 질감으로 청춘의 낭만을 연주하는 아도이의 선명한 색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국내 인디 신의 신스 사운드는 포화 상태였음에도, 그들은 다른 밴드들이 단시간에 갖추기 어려운 섬세함과 노련함을 통해 개성을 확보했다.


2017년작 < Catnip >이 밴드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드러낸 출사표이자 청춘을 나타내는 키워드의 분산이었다면, 2018년 발매한 EP < Love >는 싱그러운 젊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사랑을 중심으로 다룬다. 첫 트랙 'Wonder'의 서정적이고 황홀한 사운드와 가사, 그리고 오주환의 몽롱한 보컬은 설레는 감정을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Young'은 평온한 사운드로 젊은 연인의 행복감을 풍성하게 그리며 앨범 콘셉트를 포괄적으로 드러내는 중심 트랙 역할을 수행한다.


모든 트랙이 청춘 로맨스 무비의 사운드트랙처럼 느껴질 만큼 곡마다 상황과 공간을 설정하고 일관된 분위기로 앨범을 끌어나간다. 'Bike'를 들으면 상쾌하고 청량한 신시사이저와 가벼운 드럼 비트에 이끌려 제목 그대로 연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맞는 모습이 연상된다. 'Balloon'의 나른한 기타 사운드는 맑은 하늘과 따스한 태양을 그려내고, 신스는 머리 위에서 기분 좋게 흔들리며 떠오르는 풍선처럼 들떠있다. 굳이 영어 가사를 일일이 해석하지 않더라도, 섬세한 연출이 담긴 사운드를 따라가다 보면 싱그러운 젊음의 속삭임에 쉽게 몰입하게 된다.


신스 팝, 시티 팝의 유행이 화무십일홍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변주로 아티스트별 고유의 개성과 함께 빛나는 현재에도 아도이는 소중한 밴드다. 장르 특유의 클리셰를 통한 전형을 들려주기보다는 본인들만의 분명한 색깔로 소리들을 조합한 결과물은 수많은 신스 밴드 중에서도 독보적이었고, 감각적이었으며, 무엇보다 보편적이었다. 어느새 발매로부터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 Love >는 여전히 청춘의 사랑빛을 내는 젊은 날의 따스한 음악이다.


-수록곡-

1. Wonder [추천]

2. Young [추천]

3. Bike [추천]

4. Blanc

5. Balloon [추천]

6. It dosen't even matter

김태훈(blurryday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