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듬성듬성 있는 빈티지한 바에 들어가 한켠에 틀어놓은 무성영화를 생각 없이 응시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재즈를 적극적으로 도입, 흔한 소재로 흔하지 않는 이야기를 고즈넉히 그려낸 아티스트의 재능은 이 곡에서도 여지 없이 빛나고 있다. 평이함 속에 잠들어 있는 슬픔은 감상이 거듭되는 동안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그 시간의 흐름 속 자 신을 인지하게금 만든다. 버스를 이끄는 피아노와 간주를 이끄는 현악 간의 긴장감. 에스프레소 샷을 더하듯 진한 감정을 자아내는 백전노장의 참여. 대중가요의 외연은 생각보다 그 범위가 넓다는 것을, 그리고 한 뮤지션의 스펙트럼은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올 한해의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케 하는 새드 캐롤.
눈 (With 이문세)
이문세
자이언티(Zion.T)
2017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