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XCX와 트로이 시반이 뭉쳤다. 둘은 최근 힙합에 밀려 그 이름이 무색해진 ‘팝’ 장르의 유망주다. ‘1999’라는 제목과 영화 < 매트릭스 >를 오마주한 커버가 암시하듯, 노래는 시종 1990년대를 예찬한다. 이들은 “1999년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당대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래퍼 에미넴, 나이키 에어 운동화와 MTV 등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 방에서 부르곤 했다는 마이클 잭슨도 그리움의 대상이다.
흥미로운 복고의 찬가다. 개성 강한 두 목소리는 꽤 근사하게 어울리고, 매끈한 선율과 재치 있는 가사는 듣는 이를 힘껏 끌어당긴다. 그렇다고 ‘추억팔이’에만 무작정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압박도 없었어/ 그때가 훨씬 나았지/ 돈 없어도 문제없었어/ 그때는 그게 쉬웠지”. 경쾌한 멜로디와 아기자기한 기억의 조각들 사이에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푸념이 녹아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올 위로의 팝 댄스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