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설립자이자 대표로서 10년의 세월 동안 한국 힙합을 지탱해온 팔로알토가 짓누르던 부담을 내려놓고 본업으로 돌아간다. 싱글 ‘Let the story begin'은 사업가로서 모습을 덜어내는 사직서이자 다시 뮤지션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이다.
다만 2분 44초의 짧은 플레이 타임 속 풀어낸 소회는 사뭇 진지하나 메시지에 집중한 나머지 곡의 흐름이 느슨하다. 가사 없이 과거의 순간으로 채운 후렴구와 높낮이의 변화 없이 일정한 플로우로 진행되는 세 개의 절은 명확한 발음 아래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그에게 현재와 다른 뚜렷한 변곡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별할 것 없는 결과물에 아티스트의 고민마저 빛바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