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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
V.A(Various Artists)
2022

by 김진성

2022.06.01

“COVID-19”의 대유행(Pandemic)으로 2년여 연착륙한 영화 <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 >은 알다시피, 1986년 주인공 톰 크루즈(Tom Cruise)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 탑 건 >(Top Gun)의 속편. 원작인 1편은 제작비 1천5백만 달러를 들여 지구촌 극장가에서 3억5천7백3십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그해 미국 흥행수익 순위 정상에 오른 시대의 명화다.


국내에서도 항공 잠바 유행을 일으키며 추억의 액션 명화로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영화에 사용된 다양한 팝 음악의 인기 또한 라디오 애청곡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조르지오 모로더와 톰 휘트록 콤비가 쓰고, 밴드 베를린이 부른 주제가 ‘Take my breath away’(당신에게 반했어요)는 빌보드 핫100 순위 탑을 찍었고, 곧이어 골든글로브(Golden Globe)와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을 거머쥐었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실린 노래와 주제곡을 담은 앨범은 북미에서만 9백 만장, 지구촌 곳곳에서 1천2백 만장 이상이 팔렸다.


< 탑 건 >(Top Gun)은 언급한 바와 같이 경이로운 기록들과 함께 198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적 문화상품으로 역사에 남을 발자취를 남겼다. 그리고 36년 만에 마침내 주인공 피트 '매버릭' 미첼(톰 크루즈 분)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1986년 오리지널의 음악을 구축한 해럴드 폴터마이어가 속편의 지휘봉을 다시 잡았고, 흥미롭게도 한스 짐머, 론 발프, 그리고 레이디 가가가 음악 편대로 합류했다.


한스 짐머는 올해 < 듄(Dune) >으로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된 영화음악 작곡가 군의 명장, < 레인 맨 >(Rain Man), < 폭풍의 질주 >(Days of Thunder), < 미션 임파서블 2 >(Mission: Impossble Ⅱ)에서 톰과 공작한 바 있다. 론 발프는 한스 짐머의 스코어 회사 ‘리모트 컨트롤 프로덕션’(Remote Control Production)의 베테랑으로 영화, TV, 비디오게임 음악을 두루 섭렵한 스코틀랜드 출신 작곡가. 톰 크루즈와는 최근 <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Mission: Impossible-Fallout)이후 재회다. 여기에 홍일점 레이디 가가는 주제가 ‘Hold my hand’와 함께 영화음악에 동참했다.


레이디 가가의 노래는 극 중 제니퍼 코널리의 페니가 톰 크루즈의 매버릭 미첼과 머스탱 전투기를 함께 타고 비행하는 엔딩 장면에 쓰였다. 이 노래는 또한 주제가와 같은 역할을 하며 스코어에 사랑의 테마로 작용, 매버릭과 페니 두 남녀의 로맨스에 가교가 되어준다. 론 발프는 이 곡에 대해 “두 사람의 사랑과 관련이 있을 때 이 주제를 사용하기 시작하지만, 조종사들의 희생을 포용하는 감정적 순간이 공존한다.”라고 이 주제가에 대한 해설을 덧붙이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가 사랑과 의리, 희생을 위한 최후의 방점을 책임진 한편, 전설의 미 해군 최고 전투기 조종사 매버릭의 귀환은 해럴드 폴터마이어의 주제곡 ‘Top Gun Anthem’(탑 건 찬가)을 표제곡(Main Title)으로 다시 사용해 초장부터 원작에 대한 향수를 강하게 불러내고 들어간다. 매버릭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과 함께 1986년 원작의 오프닝을 완벽 재현했다. 독일 전자음악 작곡가 폴터마이어가 야마하 키보드(Yamaha DX7 keyboard)와 무그 모듈식 신시사이저로 뽑아낸 주요 멜로디와 베이스, 빌리 아이돌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스티븐스가 연주한 전기기타 테마 화음(C, Gm, F♯, C♯, D♯m, A, F, Am, A♯, Dm, G, D♯, D), 메아리치는 드럼, 전자음으로 합성한 튜블라 벨(tubular bells) 소리가 융합해 낸 곡조는 멋진 주인공의 캐릭터를 재각인시키고, 좋았던 과거의 기억을 재장전하게 한다.


게다가 < 자유의 댄스 >(Footloose)의 타이틀 송 ‘Footloose’(빌보드 핫100 순위 1위), < 캐디쉑 >(Caddyshack)의 주제가 ‘I’m alright(빌보드 핫100 순위 7위)’와 함께 영화 사운드트랙의 제왕으로 불린 케니 로긴스의 ‘Danger Zone’(위험 지대)이 항공모함에서 제트 전투기가 이착륙하는 장면을 반주하기까지, 추억의 1980년대식 팝 록 비트가 연달아 터진다. 폴터마이어의 원본 테마는 탑 건 영웅 서사극을 관통하는 주제로 독보적 인상을 주고, 액션, 공중전, 훈련 비행 등의 장면에 맞게 극의 전개를 감정에 코드 접속해주는 스코어는 한스와 해럴드가 공작했다. 론 발프는 그렇게 쓰인 곡들의 제작에 힘을 보탰다.


1980년대 원조 음악가 해럴드 폴터마이어를 비롯해 현재 영화음악 실세가 된 한스 짐머와 동료 론 발프, 여성 대중 가수 겸 작곡가 레이디 가가가 합작해 <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 >에 쓴 음악은 스코어적인 측면을 한층 강화했다. 1980년대 신시사이저 팝 밴드 버글스에서 영화음악 작곡가로 거듭난 짐머 식 액션 스타일 스코어가 더해져 서사적으로 더욱 풍성한 면모를 보인다. 행크 윌리엄스, 데이비드 보위, T-렉스, 오티스 레딩&칼라 토마스, 포그햇, 더 후와 같은 옛 가수들의 노래를 포진한 것은 다분히 의도된 선곡으로 보인다. 레트로 세가 너무 강한 탓에, 요즘 세대들에겐 레이디 가가와 원리퍼블릭만이 반가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톰 크루즈는 영화와 함께 음악의 모든 측면에서 밀접하게 관여했다고 한다.

“그는 프랜차이즈의 비전이자 수호자입니다. 모든 것이 톰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수록곡-

1. 'Main titles(you've been called back to Top Gun)' - 해롤드 폴터마이어

2. 'Danger Zone' - 조르지오 모로더, 톰 휘트록, 케니 로긴스

3. 'Darkstar' - 폴터마이어, 론 발프

4. 'Great balls of fire'(live) - 잭 해머, 오티스 블랙웰, 마일즈 텔러

브래들리 브래드쇼가 단전으로 주크박스를 무력화한 후 피아노 반주와 더불어 언플러그드 떼창 무대 연출. 원작에서 이 노래를 함께 부른 그때 그 장면이 오버 랩 된다. < 탑 건 > 원작에서 구스가 피아노 위 아들과 함께 시작하고, 이후 톰 크루즈의 피트 미첼, 켈리 맥길리스의 찰리, 맥 라이언의 캐럴 브로드쇼가 가세해 열창한 노래 'Great ball of fire' 재등장. 그새 성장해 부친의 대를 이어 F/A-18E 전투기 조종사 장교가 된 아들 브래들리 “루스터” 브래드쇼(마일즈 텔러 분)가 다시 불러 지난 추억을 재생케 한다.


5. 'You're where you belong/Give 'em hell' - 한스 짐머, 마이클 터커(블러드팝), 스테파니 제르마노타(레이디 가가)

6. 'I ain't worried' - 비욘 이틀링, 브렌트 커츨, 욘 에릭손, 페테르 모렌, 라이언 테더, 타일러 스프리, 그리고 원리퍼블릭

탑 건 훈련생들이 해변에서 풋볼 경기하는 장면에 사용. 원작에서 피트와 구스가 한 팀으로 비치 발리볼을 하는 동안 케니 로긴스의 ‘Playing with the boys’가 깔린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7. 'Dagger one is hit/Time to let go' - 폴터마이어, 짐머, 발프, 맥스 아루이

8. 'Tally two/What's the plan/F-14' - 앤드류 카우친스키, 짐머, 발프

9. 'The Man, the legend/Touch down' - 짐머, 폴터마이어, 커머, 제르마노타

10. 'Penny returns'(interlude) - 짐머, 터커, 제르마노타

11. 'Hold my hand' - 터커, 제르마노타, 그리고 가가

초반부터 호소력 있게 내지르고 폭발하는 타악 리듬과 함께 고조한 후 다시 재현부로 진행, 6/8박자, E 마이너 키, 도입부(intro)-1절(verse one)-프리 코러스(pre-chorus)-후렴(chorus)-2절(verse two)-프리 코러스-후렴(chorus)-포스트 코러스-브리지(bridge)-포스트 코러스(post-chorus)-마무리(outro) 형식 곡 구조. 반복 현악과 리듬 속을 파고드는 전기기타의 강렬한 반주로 마무리.

- 장면: 극의 초반 페니의 바에서 페니의 딸과 매버릭이 대화하는 동안, 그리고 종극에 매버릭이 페니와 함께 비행하는 장면에 등장.


12.' I Ain’t worried’(난 걱정하지 않아), 원리퍼블릭의 노래는 경쾌한 일렉트로닉 비트와 반복하는 전기기타 반주, 리드 보컬이 실린 팝송을 연료로 공급하며 스크린 위를 질주한다. 마룬 5, 고릴라즈, 조나스 브라더스의 히트 송 악풍을 연상하게 하는 스타일의 팝 록.

- 장면: 매버릭과 탑 건 팀원들이 해변에서 럭비 경기로 동료애와 협동심을 다지는 장면


13. 'Top Gun anthem' - 해럴드 폴터마이어, 스티브 스티븐스

14. 'Your Cheatin’ Heart'(솔직하지 못한 마음) ? 행크 윌리엄스(Hank Williams)

1952년 작곡 녹음 후 1953년 발매해 백 만장 판매 고를 올리며 빌보드 컨트리&웨스턴 순위 6주간 1위.

- 장면: 극 초반 다크스타 시험 비행 후 매버릭이 찾은 시골 바의 배경음악.


15. 'Let's dance' - 데이비드 보위

1983년 동명 타이틀 앨범에서 리드 싱글로 출시. 쉭의 나일 로저스가 제작하고 당시 떠오르는 신성 블루스 기타리스트 스티비 레이 본이 끝부분 기타 솔로 반주. 미국 빌보드 핫100, 영국 싱글 순위 모두 정상 등극.

- 장면: 바에서 옛 친구 페니를 우연히 만난 피트 매버릭. 그녀는 3년 전 바를 인수해 이후 지금까지 운영 중이라고 피트에게 말한다.


16. 'Bang a gong (get it on)' - 티-렉스

밴드의 영국 싱글 순위 정상 차지 두 번째 곡. 1971년 출시해 미국 빌보드 핫100 순위에서는 10위까지 오름.

- 장면: 피트가 바 내 손님들에게 벌칙으로 크게 한턱낸다는 신호탄.


17. 'Tramp'(Lowell Fulson song) - 오티스 레딩, 칼라 토마스

1967년 1월 출시, 펑크(funk) 요소 가미된 소울 블루스 송. 빌보드 핫100 순위 26위.

- 장면: 루스터가 트럭에서 내려 등장하는 동안 바 안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18. 'Slow ride' - 포그햇

영국 블루스 록 밴드 포그햇의 1975년 12월 싱글 출시 노래. 빌보드 핫 100순위 20위.

- 장면: 마일즈 텔러의 루스터 브래드쇼와 글렌 포웰의 행맨의 상호 말다툼 개시를 알리는 주크박스 송. 둘이서 함께 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걸 분명히 한다.


19. 'Won't get fooled again' - 더 후

- 장면: 매버릭과 12인의 탑 건 해군 훈련 돌입. 매버릭은 훈련병들에게 규정을 설명해주고, 공격 개시. 강력 록 비트를 쳐주는 배경음악으로 작용.


20. 'Taps'(Across America) - 제이콥 앤더슨

- 장면: 탑 건 팀 전원 아이스맨(발 킬머 분)의 기념식에 참석.

김진성(saintopia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