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원년으로 네 번째 장까지, 인기리에 성장한 “존 윅” 시리즈의 대단원, 마침내 “자유”를 쟁취한 “존 윅”(John Wick) 4편의 음악은 타일러 베이츠(Tyler Bates)와 조엘 J. 리처드(Joel J. Richard)가 다시 의기투합, 감독 채드(Chad Stahelski)와 함께 사운드트랙에 음악 엔진을 장착했다. 원작부터 스코어를 책임진 두 작곡가 콤비는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추가해 기존의 프랜차이즈 음악에서 더 발전한 모델을 제시했다. 이전까지의 작품에서는 보통 전기 기타와 베이스, 드럼 중심의 밴드 록 음악적인 양식을 취하고, 신시사이저 전자음악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음악 질료가 지배적이었던 한편, “존 윅” 연작의 피날레를 위한 음악은 풀 오케스트라를 보강해 다소 변화를 노린 것.
'Big Wick Energy(빅 윅 에너지)'서부터 스코어는 맥동하는 신시사이저 배음과 함께 현악이 부드럽게 화음을 이루고, 무언의 남성 보컬이 육중하게 더해진 곡조는 매우 음울하고 불길한 전조와 같이 악상을 전개한다. 'Sand Wick'은 중동풍의 성악과 트레몰로 주법 현악, 전기 기타 굉음, 둔중한 베이스, 신시사이저 배음의 융합으로 도입해, 현란한 전자음 비트가 전기 기타와 현악과 함께 속도감을 주고, 전기 기타가 중동풍 현악을 수반한 종반의 웨스턴풍 어쿠스틱 기타 반주와 함께 존 윅의 등장을 암시하듯 주제선율을 표출한다.
미국의 전통음악 컨트리 앤 웨스턴(Country&Western) 양식에 기반한 연주 방식은 극의 마지막 1대 1 총격전의 ‘Ten paces’에서 “스파게티 웨스턴”(Spaghetti Western)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는 것과 더불어 무법자들이 등장하는 서부극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로 작동한다. 전통 서부극과 함께 일본의 고전 영화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으로 태고(Taiko), 오카리나, 하모니카, 바리톤 기타, 브라스, 알토 플루트와 같은 악기가 특별히 편성되었다. 알토 플루트 반주에 따른 모티프는 극 중 케인(견자단 분)을, 코지(사나다 히로유키 분)와 아키라(리나 사와야마 분)에게는 존 윅의 테마를 변주한 현악을, 최고회의 위원 마퀴스 그라몽 후작(빌 스카르스고르드 분)을 위해 오케스트라 행진곡과 러시아 투바의 성악을 통합 설정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존 윅의 주제선율이 반복해 나타나는 'Change Your Nature'(네 본성을 바꾸다)도 건반 화음을 필두로 서부극을 환기한다.
공감각적인 전자음과 둔중한 베이스, 거기에 여성의 영창과 배음 창법에 따른 남성의 성악이 종교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Continental breakfast(콘티넨털 조식)’, 6화음 첼로와 저음 현악이 전자 배음 속에서 현저히 나타나는 ‘Wick in Osaka’(오사카에 나타난 윅)에 이어, 'High table in Osaka(오사카에 온 최고회의)'는 최고회의에서 급파된 킬러들의 등장을 매우 강박적이고 강렬한 반주로 지원한다. 이 작품의 첫 번째 주요 액션 장면을 위해 쓴 지시 곡 'A grave accusation(중대한 고발)'은 저음 현악, 영창, 타악기가 중심, 신시사이저 배음과 함께 차분하게 전개하지만, 중반 이후 합창이 고음으로 증폭하고 전자음 비트가 휘몰아치면서 정점으로 치닫는다.
'Grief on a train(열차 안에서의 슬픔)'은 'Wick in Osaka'의 6화음 모티프를 훨씬 더 음울하고 슬프게 고음 현악으로 반복하고, 공감각적인 전자 배음과 함께 전반적으로 고요하게 전개한다.
'Of mincing&men(거드럭거리는 그리고 사내들)'은 인상적인 타악기 비트와 함께 울려 퍼지는 전기 기타가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A Grave Situation(위급한 상황)'은 비애에 잠긴 보컬과 현악이 지배적이다. 전자음과 현악에 이어 등장하는 건반과 둔중한 베이스 음이 지속적인 긴장감을 불러내는 ‘To get back in(다시 들어가려면)’, 영묘한 성악과 건반에 이어 현악과 전자 배음이 연계되는 가운데 존 윅의 테마가 어렴풋이 나타나는 ‘Killa’s teeth(킬라의 이)’, 'Ambition And Worth(야망과 가치)'는 현악과 배음 창법을 특징으로 ‘Continental breakfast’를 재현하는 한편, 전반적으로 침울하면서 섬뜩한 분위기를 설정하는 곡.
‘Dog lover(반려견 애호가)’는 강박적인 타악과 현란한 전자 배음이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다. ‘JW, Loving husband(존 윅, 사랑스러운 남편)’는 사랑하는 아내 옆에 마침내 잠든 윅의 장례를 암시하듯 저음으로 깔리는 전자 배음과 함께 고음 현과 흐느끼는 성악으로 더욱 엄숙한 곡조를 들려준다. 'Stairs arrival(계단 도착)'과 'John Wick rises(존 윅 부상)', 두 지시 곡에서 윅의 주제는 다시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반복해 나타나며, 주즈 하프(Jew’s harp), 탬버린, 보코더(vocoder)와 같은 기악 편성과 함께 서부극의 향수를 불러낸다.
'Paris radio intro(파리 라디오 인트로)'는 경쾌한 드럼과 전기 기타 중심의 펑키(funky) 록 반주곡. 전자음, 현악, 성악을 시작으로 전기 기타, 건반, 반복적인 베이스 리듬을 가미해 팽팽한 긴장을 고조하는 ‘Chess club(체스 클럽)’, 이어지는 'Urban Cowgirl(어반 카우걸)'은 점점 더 긴장감 넘치는 일렉트로닉 비트가 트랙 전체에 걸쳐 음악의 볼륨과 강도를 높이며 쾌속 강렬 액션을 지원하고, 존 윅을 위한 기타 연주가 점강음으로 절정에 곡이 도달할 때까지 간간이 등장한다. ‘Quite the mess you’ve made(네가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어)’는 기괴한 전자음이 시종 신경을 자극한다. 구성면에서 록과 전자음, 현악을 리듬적으로 결합한 'The Ex Ex(전 전)'와 'The Ex Ex Chapter 3(전 전 3장)'은 모두 존 윅을 위한 곡이지만, 전자가 하드 록 스타일이라면 후자는 존 윅 테마의 주요 음을 영웅적인 형태로 나타낸다. 전기 기타와 전자음 비트가 핵심 질료.
프랑스 암살자들과 한판 대결이 펼쳐지는 'Arc de triomphe(개선문)'는 전기 기타와 드럼 비트, 신시사이저 반주가 격정적이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보강한다. 'Pistol procession(권총 행진)'은 케인의 모티프를 시작으로 현악 주도의 오케스트라와 동양적인 악기 음색이 초반 분위기를 이끌지만, 여성과 남성의 성악과 오케스트라가 극적이고 웅장하게 곡조를 바꾸고, 중반 이후부터 ‘스파게티 웨스턴’ 서부 영화음악의 색채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비통한 곡조의 ‘Wrong train(잘못 탄 열차)’, 존 윅 테마와 웨스턴풍 기타가 특징인 ‘Sacré-Cœur sunrise(사크레쾨르 일출)’에 연계하는 ‘Ten paces(10보)’, ‘Twenty paces(20보)’는 존 윅과 빈센트 그라몽 후작 대신 최후의 결투를 벌이는 케인의 숙명적 대결 장면을 보강한다. 배경 무대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위 대성당이지만, 음악은 관객을 황량한 서부 총잡이들의 결투장으로 안내한다. 'Helen a handbasket(헬렌의 손바구니)'은 완전한 반전 분위기가 압권. 조용하고 애절한 현악과 영묘한 성악이 주도하는 곡은 '오사카'와 존 윅 테마의 메아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된다.
마지막 트랙인 'Cry me a river(울어봐야 소용없다)'는 앨범의 다소 우울한 운명을 마무리하는 곡으로, 도입부에서 현악기가 새로운 '오사카' 테마를 연주하다가 중반쯤부터 전자 배음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볼륨과 강도를 서서히 높여 현악기를 추월한다. 그리고 점점 더 불길해지는 곡조로 마무리된다.
타일러와 조엘 두 짝패의 스코어는 언급한 바와 같이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기존의 사운드 패턴을 유지하면서, 오케스트라를 추가로 편성해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원조 존 윅 사운드의 힘과 멋, 그리고 미학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한편, 72인조 내슈빌 오케스트라의 합세로 새로운 주요 등장인물들의 모티프와 음악의 색채가 더욱 풍성해졌다.
베이츠는 조엘과 공작한 스코어 외에 두 곡을 더 공동 작곡하고 제작했다. 미국 하드 록 밴드 인 디스 모멘트(In This Moment)의 ‘I would die for you(널 위해 죽을 수 있어)’와 극 중 코지의 딸 아키라로 출연한 일본 싱어송라이터 리나 사와야마(Rina Sawayama)의 ‘Eye for an Eye(눈에는 눈)’가 그것. 타일러는 EDM 풍의 음악이 클럽을 주요 무대로 펼쳐지는 액션의 강렬한 이미지를 보강하는 면을 고려해 개라지 펑크(Garage Punk)를 다른 한편으로 추구했고, 펑크의 미학은 이전 영화의 하드 록 접근 방식보다 조금 더 거칠고 생생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마사 앤 반델라스(Martha and the Vandellas)의 고전 팝송 ‘Nowhere to run(도망갈 곳이 없어요)’의 펑크 록 버전은 작곡가 타일러의 딸 롤라 콜레트(Lola Colette)이 불렀으며, 영화의 장면과 함께 기억에 남을 라이선스 사운드트랙은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Chad Stahelski)와 음악감독 젠 말론(Jen Malone)이 선곡했다.
[스코어 외 사운드트랙에 실린 노래와 연주곡 목록]
01. ‘Nocturne No. 20 in C-Sharp Minor, Op. Posth.(녹턴/야상곡 20번 다단조, 유작)' - 롤라 콜레트(Lola Colette)와 마크 로버트슨(Mark Robertson)이 프레데릭 쇼팽(Frédéric Chopi)의 클래식 곡 '녹턴 20번 C단조, 작품번호 포스트'를 재해석한 곡이 존의 이름으로 계약이 체결되면서 연주된다.
02. ’Osaka Phonk(오사카 퐁크)‘ -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DJ 르 캐슬 바니아(Le Castle Vania)의 음악은 존 윅 시리즈의 시작부터 함께 해왔다. 존 윅의 네 번째 사운드트랙인 '오사카 펑크'는 오사카 콘티넨털에서 매니저인 코지 시마즈가 존을 만나러 가는 길에 주방을 지나갈 때 흘러나온다.
03. ’Dreams‘ - 미국 전자음악 프로듀서 스티븐 주(ZHU)와 영국 전자음악 밴드 네로(Nero)가 합작한 이 곡은 하이 테이블 암살단이 오사카 콘티넨털에 잠입하고 아키라가 이들을 물리치는 동안 이 EDM(Electronic-Dance-Music) 곡이 흘러나온다.
04. ’Wetwork‘ - 존이 나이트클럽에서 킬라를 쫓아가 잡을 때 배경 무대의 실내 음악으로 나온다. 이 장면과 음악은 ’르 캐슬 바니아‘가 작곡한 오리지널 존 윅 영화의 상징적인 나이트클럽 장면의 사운드트랙을 회상하게 하는 곡.
05. ’Blood Code‘ - 존이 킬라를 쫓을 때 클럽 안에서 르 캐슬 바니아(Le Castle Vania)의 음악이 재생된다.
06. 'Hate or Glory(증오 아니면 영광)' - 프랑스 디제이 겸 프로듀서 게사펠슈타인(Gesaffelstein)의 음악은 개선문에서 존과 치디의 부하들이 총격전을 벌일 때의 연속 장면에 사용되었다.
07. ’Ever now’ - 존 윅이 베를린에 도착할 때, 게사펠슈타인(Gesaffelstein)의 이 곡이 쓰였다.
08. 'Nowhere to Run(노웨어 투 런)' - 롤라 콜레트(Lola Colette)가 마사와 반델라스(Martha and the Vandellas)의 히트 명곡을 커버한 'Nowhere to Run'은 마리 피에라 카코마의 DJ 캐릭터가 암살자 라디오 방송국에서 처음 틀어주는 노래. 방송국 이름인 WUXIA는 박진감 넘치는 무술 액션으로 “존 윅” 시리즈에 큰 영향을 끼친 동명의 영화 장르에서 따온 이름이다. 존은 사방이 자기를 죽이려는 파리의 청부살인업자들에 둘러싸여 노래 제목 그대로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는 사면초가의 처지에 놓인 그에게 날리는 경고의 노래는 < 굿모닝 베트남 >(Good Morning Vietnam)에서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참전 병사들에게 유쾌한 디제잉을 하면서 틀어준 곡으로 유명하다.
09. 'Marie Douceur, Marie Colère(마리 두슈르, 마리 콜레르)' -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Paint it black(페인트 잇 블랙)'을 마농 홀랜더(Manon Hollander)가 커버한 이 곡은 파리 전역에서 존을 찾기 위한 끈질긴 추적 과정에서 WUXIA(무협) DJ가 두 번째로 연주하는 곡. DC 코믹스 영웅 “블랙 아담”에서 원곡으로 사용된 것과 견줘 “맨 인 블랙” 존 윅의 활극과 상호 교차하는 면이 있으며, 존을 노리는 살인청부업자들과의 교전은 배경 무대인 프랑스 파리를 베트남 전쟁터와 같이 인지하게 만든다.
10. ’LED Spirals‘ - 르 캐슬 바니아(Le Castle Vania)의 트랙은 버려진 집에서 암살자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 이 노래는 존 윅 1편에서 나이트클럽 장면에 사용되었던 곡이다.
11. ’John Wick Mode(존 윅 모드)’ - ‘Led spirals’와 함께 버려진 집에서 존과 현상금 사냥꾼들 간 총격전 시퀀스가 계속될 때 르 캐슬 바니아(Le Castle Vania)의 이 곡이 재생된다.
12. 'Genesis(제네시스)' - 존이 그라몽 후작과 결투를 벌이기 위해 222개의 계단을 올라가 사크레쾨르(Sacré-Cœur) 대성당으로 향하는 동안 저스티스(Justice)의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13. ‘A Long Way Down’ - 존이 222계단 아래로 던져지고 케인이 그를 도와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르 캐슬 바니아(Le Castle Vania)의 전자음악이 지원한다.
14. 'Eye for an Eye(눈에는 눈)' - 존 윅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이 곡은 4편의 주제곡으로 특별히 제작되었으며, 종영인물자막(End Credits)과 함께 흘러나온다. 리나 사와야마(Rina Sawayama)는 이 영화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딸 아키라 역으로 출연, 연기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 가사는 보복이라는 영화의 주제를 완벽하게 요약한다. "눈에는 눈/목숨에는 목숨/저승의 지옥에서 뵙겠습니다.“
15. ‘I Would Die For You’ - ”존 윅 4“의 종영인물자막과 함께 나오는 인 디스 모먼트(In This Moment)의 인더스트리얼 메탈 송.
16. ‘Delusions (Lovebirds Loop of Thoughts Mix)’ – 현상금 사냥꾼이자 존 윅 추적자 ”미스터. 노바디“가 충견과 함께 오사카 콘티넨털에 입장해 노트의 존 윅의 스케치를 펼쳐보는 장면부터 오사카 콘티넨털의 매니저 코지와 그의 딸 아키라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까지 미나코 피처링. 러브버즈(MINAKO ft. LOVEBIRDS)의 이 곡이 실내 음악으로 나온다.
17. ‘Les amants du dimanche’ - 존 윅이 최후의 결전 직전, 파리의 지하철 플랫폼에서 윈스턴과 바우어리 킹을 만나는 장면에 프랑스 여가수 뤼시엔 드릴(Lucienne Delyle)이 1960년에 부른 이 노래, 샹송이 재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