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정규 10집이라는 상징적 분기점을 앞둔 다이나믹 듀오는 그들이 걸어온 역사를 개괄한 ‘연대기 집필’을 꿈꾼다. 과거로의 회귀는 있었어도, 일견 달콤한 꿀 향이 웃돌던 < Grand Carnival >과 맵고 짭짤한 맛이 가미된 < Off Duty >의 대중 지향성은 잠시 내려놓았다. 대신 향수와 진심이라는 펜을 든 두 베테랑의 표정에는 마치 ‘어머니의 된장국’을 한 입 머금은 듯한 훈훈한 미소와 감격, 그리고 결심이 묻어 있다.
< Taxi Driver >를 연상케 하는 그레이의 비트부터 남다르다. 간결한 붐뱁 드럼 위로 영롱한 효과음이 넘실대자 그간 멈춰 있던 타임머신에 불이 들어오는 듯하다. 투박한 전개와 기교를 뺀 정직한 랩 스킬 등 의도적으로 트렌드를 배제한 구성은 다이나믹 듀오 특유의 생생한 노랫말을 살리는 조력자가 되어, 순식간에 둘의 학창 시절 현장을 눈앞으로 소환하는 노련미로 둔갑한다. 첫 장부터 향후 등장할 작품의 기대감을 단번에 높였다. 이제 실감이 난다. 듀오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