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본거지 미국은 더 이상 미지의 국가가 아니다. 블랙핑크, 트와이스의 성공에 이어 지금도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피프티 피프티와 야금야금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뉴진스까지 자신들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선도하던 걸그룹들의 위세가 만만치 않았음을 증명한다. BTS라는 왕좌가 비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Tomboy’, ‘퀸카 (Queencard)’ 등으로 한국을 접수한 (여자)아이들도 미니 앨범 < Heat >를 예고하며 본격적으로 참전을 선언했다. 많은 팀이 해외 대중 음악을 수입하고 재가공해 다시 본국으로 수출하며 가공 무역을 이뤄내고 있다. 역시 수출 강국답다.
다양한 콘셉트와 개성으로 무장했던 탈을 벗고 누구나 듣기 편한 음악으로 돌아왔다. 방향성은 최근 세계 시장에서 화제를 모았던 사례 중 20주 가까이 핫 100 차트를 유영하고 있는 ‘Cupid’와 유사하다. 비교하자면 후바스탱크의 ‘The reason’, 왬!의 ‘Last christmas’, 위켄드의 ‘Save your tears’와 비슷하다. 음악 기술적으로 닮았다는 뜻은 아니다. 이 곡들이 모두 갖고 있는, 음악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그 아련함이 ‘I do’에서도 두드러진다. 대단한 능력이지만, 앞선 예시들과 달리 피니쉬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노래가 끝났을 때 감도는 잔잔한 여운이 아쉽다.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미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