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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hing
아이들(i-dle)
2025

by 임선희

2025.05.30

< 멜론 뮤직 어워드 >의 재계약 소감, 그룹명 리브랜딩을 기념하기 위한 EDM 장례식 티저. 7년 고비를 넘긴 팀은 늘 그래왔듯 ‘개성 더한 독창성’을 이끌어 대중의 시선을 붙드는 방법을 영리하게 풀었다. 그렇다면 과정의 매듭이 될 본 무대는 어떨까. 역시나 예상외의 것을 장착했다. 한동안 K팝에서 볼 수 없었던 풀 오토튠 보컬은 선배 2NE1, 포미닛의 정신을 계승하고, 요즘 유행하는 드롭 대신 포스트 코러스까지 반복 구절을 꽉 채우는 후크 송을 택하여 2000년대를 추억할 공간을 만든다. 오직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실험 영역이다.


그러나 오토튠은 리스크가 있다. 노스탤지어는 좋지만 두터운 전자음은 각각 특징이 도드라지는 멤버들의 장점을 덮는 장막이 되어 보컬 평준화를 낳는다든가, 또는 자극적인 사운드에 중독성까지 챙기다 보니 내용을 덜어내 막상 즐길 가사가 별로 없다든가. 오히려 밴드 버전의 라이브에서 매력이 배가 되는 점이 다시금 위험부담을 상기시킨다. 


아이들의 도전은 언제나 예측 불허의 흥미를 가져다주었고, 이번에도 방향은 과감했다. 그러나 평가는 결과물이 지닌 설득력으로 판가름이 나는 법. 가장 돋보여야 하는 순간에 기세가 비틀린다.

임선희(lumanias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