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Disease
레이디 가가(Lady Gaga)
2024

by 신동규

2024.11.06

여덟 번째 앨범의 선공개 곡 ‘Disease’는 2010년대 전후 < The Fame >과 < Fame Monster >, < Born This Way >가 일으킨 파란의 현장으로 회귀한다. 배우 활동에 무게를 둔 채 재즈와 스탠다드 팝을 다루며 다양한 무기를 장착했던 근년의 행보와 명확히 구분되는 동시에 과거 총천연색의 그를 갈망한 대중의 목마름을 해소한다. 


하나, 정작 주도권을 잃고 말았다. 롤링 스톤스나 이기 팝 등 거장의 작품부터 오늘날 팝스타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프로듀서 앤드류 왓트와 화제의 중심 ‘Apt.’를 비롯해 찰리 XCX, 위켄드와 작업하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프로듀서 서쿳에 과하게 기댄 탓이다.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아 기억 속 레이디 가가를 그려냈지만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Heavy metal lover’ 속 도발적인 전자음과 ‘The edge of glory’의 탄탄한 보컬은 ‘낯선 익숙함’을 만들어 선공개 싱글의 역할을 보조하지만 외침에 명분을 싣고자 힘을 내리 강하게만 주다 보니 거친 사운드 일변에 피로감이 인다. 항상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것만이 강함을 증명하는 방식은 아니다. 경직된 몸으로의 장거리 경주는 머지않아 퍼지기 마련, 놓치고 있는 호흡법을 찾아야 한다.

신동규(momdk77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