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 전체를 '변화'라는 말로 요약한다면, 다음의 곡들을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Follow my soul', '넋두리', '파랑새', 'You're my everything'이 그것이다.
'Follow my soul'은 감성과 분위기(Atmosphere) 위주의 노래다. 더 결정적인 건, 이 곡이 인트로라는 것인데, 인트로는 글로 따지면 '첫 문장', 인간관계로는 '첫 만남'이며, 그 음반 색깔의 첫 인상이자 초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비 킴은 지난 음반의 인트로에서는 비트 위주의 '힙합'을, 이번 음반의 인트로에서는 내면 위주의 '감성'을 노래하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의 폭을 알 수 있다. 지난 음반이 '패기'를 담아냈다면, 이번 음반은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넋두리'는 아버지 김영근과 함께 한 트랙. 남자에게 '아버지'란 존재가 주는 야릇한 쓰라림, 그 압박을 떠안고 바비 킴은 “늘어가는 주름이 쓴 웃음 짓게 만들지” 하며 지난 세월에 관한 넋두리를 이야기한다. '감성'으로 변한 그의 그릇을 슬픔, 인생, 넋두리가 채운다. 그는 예전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졌다.
'파랑새'는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가 만난 곡으로, 이는 나무의 향기가 나는, 자극적이지 않은 '생식'의 음악을 뜻한다. 바비 킴이 어느새 '자연미'에 취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가벼운 생(生)음악의 분위기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데, 디스코(Disco)라는 '센' 음악을 최대한 소프트하게 정제한 'You're my everything'을 들으면 이 점이 더 확연하다.
종합해본다. 바비 킴은 예전 음반에서 “나 이만큼 잘하는 뮤지션이었거든!”하는 '패기'를 담고자 했다. 그런데, 이제는 최대한 인간적인 면을, 한국에서 음악 하는 사람이 겪는 슬픔, 사랑, 고독 등을 허심탄회하게 풀고 있다. 그는 음악의 '기본'으로 돌아갔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는 관계없지만, 어쨌든 "Back To Basic!"
'기본'이라고 해서 미국 본토의 흑인들처럼 정통 블루스(Blues), 재즈(Jazz), 소울(Soul)로 '회귀'했다는 것은 아니다. 2집 < Beats Within My Soul >보다 힙합(Hip Hop)적인 색깔을 덜어내고, '감성'을 담아내는 것에 주력했다는 뜻이다. 듣고 있으면 꼭 '트로트'를 듣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만큼 '장르적 완성도'보다는 한국인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밥 딜런이 말한 '구르는 돌(Rolling stone)'처럼, 혹은 스스로가 말하는 '돈키호테'처럼, 그렇게 살아온 삶을 하나씩 되짚어냈다. 열심히 굴러온 바퀴에 기름을 칠하는 '주름'진 마음처럼.
주름! 하지만 그건 이제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한 그에겐 쥐약일 수도 있다. 대중들에게 알려진 지가 얼마 안 되었고, 그래서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많을 것 같은데, 벌써 그의 음악에서 주름, 삶의 무게, 관조가 느껴진다. 너무 이르다. 그의 음악은 벌써 젊은 시절을 다 보내고 쉼으로 돌아가고 있다.
나이 탓일까. 음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11년 만에 성공을 맛보았으니 이미 음악적인 나이로는 그게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3집을 발표하는 가수가 벌써 자연미로 돌아갔다는 것, 그런데 그 3집은 데뷔 12년차에 나왔다는 것. 이 아이러니에서 그의 쉼은 충분히 정당화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바비 킴이 그렇게도 슬프게 노래는 것도 어쩌면 그 세월이 사무쳐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주름 때문에, 그 쉼 탓에 음악이 이렇게도 잘 빠졌다. 특히 '파랑새'는 발군이다. 이건 '패기'로는 되지 않는 종류일 것이다. 듣고 있으면 나도 같이 외로워진다. 그리고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목소리 한 소절만 들어도 그 안에 담긴 세월, 감정, 고독 속으로 빠져드는 것. 이것이 바비 킴이 가진 최대의 매력이며, 그의 보이스가 가진 최고의 장점일 것이다.
“날 꼭 '힙합'이라고만 하지 마, 난 그냥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 나를 솔직하게 담아내길 좋아하는 '가수'라고!” 이 음반은 꼭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그리고 만들기도 참 잘 만들었다. 그는 벌써 쉼으로 돌아섰지만, 그 '주름'의 음악 나이에도 불구하고 또 한 방의 홈런을 날렸다. 풀 스윙도 안 했으면서, 관록으로 한 방에 보내버렸다.
-수록곡-
1. Follow my soul ( 작사 : Juvie Train / 작곡 : Bobby Kim )
2. 최면 ( Juvie Train / Bobby Kim )
3. 하루살이 ( Gan-D / Bobby Kim )
4. 넋두리 ( Gan-D / Bobby Kim )
5. 돈키호테 ( Tiger J.K / Bobby Kim )
6. 웃어줘 (Don't say goodbye) ( 최자 & 정한영 / Bobby Kim, 개코 )
7. 파랑새 ( 이희승 / Bobby Kim )
8. Sing Sing Sing ( 전해성 / 전해성 )
9. Love Virus ( 서승희 / Bobby Kim )
10. 세상에 나를 던지다 ( Dynamic Duo / Boby Kim, 개코 )
11. 헝그리 정신 ( BugaKingz / Bobby Kim )
12. You're my everything ( 서승희 / Bobby Kim )
13. 사랑할 수 있을 때 ( 함경문 / Bobby Kim )
14. Angel ( Juvie Train / Bobby Kim, Kilpatrik )